우리는 성격이 참 급한 국민이다. 건축할 때는 공기를 하루라도 단축하기 위해 서두르며, 30cm 앞서가기 위해 횡단보도 앞 정지선을 넘어 신호대기 하고, 음식을 주문한지 10분이 지나면 짜증을 내기시작 한다.

게다가 커피자동판매기 앞에서는 커피가 모두 나오기 전에 커피배출구를 열어 컵을 잡고 기다리며, 인터넷 접속이 5분 이상 걸리면 화를 내는가 하면 오늘한 일은 적어도 내일까지 그 성과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어쩌면 우리는 이런 조급증 덕분에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룩했는지도 모르며 초고속인터넷 또한 최고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외형의 성장만을 추구하는 경제성장은 외환위기를 초래했고, 성장제일주의는 우리의 금수강산을 환경오염으로 물들였으며, 보안시스템을 도외시하고 속도만을 추구하는 인터넷 대국의 명성은 얼마전 바이러스로 인한 시스템장애로 인해 그 체면을 구겼다.

또 빠른 식습관은 최고의 위암사망률을 기록하게 했고, 몇초 일찍 가려고 지키지 않는 횡단보도 앞 정지선은 교통사고 사망률 최고의 오명을 가지게 했으며, 공기만을 단축하기 위한 노력은 각종 다리 및 건물의 붕괴로 귀결 됐다.

가끔 수백년째 공사 중인 유럽의 건축물들에 대한 보도를 접하면 정말 놀랍다. 내 생에 끝나지 않을 일을 위해 어떻게 평생을 바칠 수 있을까? 우리에게는 정말 상상도하기 어려운 일이다.

우리도 이젠 조급증으로 인한 병폐를 자성하고 변화되도록 노력해 여유로운 삶을 사는 국민들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된다면 범죄율도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 늦기 전에 우직한 믿음과 성실로 산을 옮겼다는 중국 고사성어 속의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덕을 생각해 볼 때며 우리조상들의 한국화에 나오는 여백의 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되새겨봐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