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관리청 신설안은 탁상”

    칼럼 / 시민일보 / 2003-05-08 17:31:53
    • 카카오톡 보내기
    수도권 소방관들 행자부 조직개편에 불만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행정자치부가 재난관리 주무청 신설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한 조정안이 소방 공무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8일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일선 소방 공무원들에 따르면 행자부 재난관리청 추진기획단은 최근 기획관리관, 기술표준국, 방재대책국, 소방정책국, 대응구조국 등 5개 국을 뼈대로 한 재난관리청의 조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안은 소방직과 관련된 국이 소방정책국과 대응구조국 등 2개에 불과해 소방 공무원 사이에 “일반직 공무원의 승진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조직개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행자부 게시판에는 “사고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몸을 던져 일하는 사람은 소방직이나 막상 공은 일반직이 챙길 것 같다”는 등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오르고 있다.

    소방직들은 “탁상에서 재난관리를 해온 일반직 공무원들이 의사 결정권에 인사·예산권까지 장악하게 될 경우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조직개편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또 재난 현장과 연계된 의사결정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소방직이 주도하는 일명 ‘소방방재청’을 신설해 현장경험으로 단련된 소방직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자부 게시판에 현직 소방관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현재도 재난관리 기금이 행정기관에 소속돼 예산집행 등에서 문제점이 많은데 조정안대로 조직이 개편될 경우 사정은 현재보다 나아질 게 없다”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은 “일반직 위주의 재난관리청은 현재의 민방위본부를 확대개편한 것일 뿐”이라며 “현장에서 목숨 걸고 일하는 사람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정익 기자ik11@siminnews.net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