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안부두에서 뱃길로 1시간 떨어진 대이작도에서는 마을 노인들이 유명(幽明)을 달리 하면 먼저 찾는 이가 있다.
인천 중부경찰서 영흥파출소 대이작출장소 송정규(35) 경장.
송 경장은 마을에서 상(喪)을 당한 집이 생기면 직접 찾아가 시신의 염습(殮襲)을 도맡아 하고 있다.
송 경장이 염습을 시작하게 된 것은 부임 석달만인 2001년 5월. 시신 염습을 해 오던 마을 어르신이 노환으로 더 이상 염습을 하기에 힘이 붙이자 송 경장이 나섰다.
섬에 오기 전 서부경찰서 형사계 근무 시절 200여구의 시신을 다뤄 본 그였지만 한 마을에서 함께 생활해 왔던 할머니의 시신 앞에 막상 서니 긴장하게 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장의사 하나 없는 마을에서 자신이 아니면 딱히 염습을 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그는 ‘정성스럽게만 하자’라는 마음으로 시신을 깨끗이 씻고 수의를 입히며 염습을 시작하게 됐다.
그가 정성스럽게 입혀준 수의를 입고 세상을 떠난 마을 노인만도 이제는 8명에 이른다.
70여 가구 120명이 전부인 이 작은 섬 마을에서 궂은 일을 마다 않는 그는 어느새 마을 주민들 사이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시신 염습 뿐만 아니라 농절기에는 수백 포의 비료를 나르며 밭일을 거들고, 배를 타려는 노인들을 부두까지 차로 태워 주고, 순찰시 노인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는 일도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그저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그도 섬지역 근무 기간 1년이 지날 때마다 근무지를 육지로 옮겨달라고 경찰서에 신청할 수 있지만 마을 주민들의 만류로 아내(32), 아들(8)과 함께 3년째 섬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대부분 섬 지역 근무가 힘들 거라 생각하지만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보람도 배로 느낄 수 있다”며 “이제는 가족같은 마을 주민들을 쉽게 떠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박용준 기자sasori0624@siminnews.net
인천 중부경찰서 영흥파출소 대이작출장소 송정규(35) 경장.
송 경장은 마을에서 상(喪)을 당한 집이 생기면 직접 찾아가 시신의 염습(殮襲)을 도맡아 하고 있다.
송 경장이 염습을 시작하게 된 것은 부임 석달만인 2001년 5월. 시신 염습을 해 오던 마을 어르신이 노환으로 더 이상 염습을 하기에 힘이 붙이자 송 경장이 나섰다.
섬에 오기 전 서부경찰서 형사계 근무 시절 200여구의 시신을 다뤄 본 그였지만 한 마을에서 함께 생활해 왔던 할머니의 시신 앞에 막상 서니 긴장하게 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장의사 하나 없는 마을에서 자신이 아니면 딱히 염습을 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그는 ‘정성스럽게만 하자’라는 마음으로 시신을 깨끗이 씻고 수의를 입히며 염습을 시작하게 됐다.
그가 정성스럽게 입혀준 수의를 입고 세상을 떠난 마을 노인만도 이제는 8명에 이른다.
70여 가구 120명이 전부인 이 작은 섬 마을에서 궂은 일을 마다 않는 그는 어느새 마을 주민들 사이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시신 염습 뿐만 아니라 농절기에는 수백 포의 비료를 나르며 밭일을 거들고, 배를 타려는 노인들을 부두까지 차로 태워 주고, 순찰시 노인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는 일도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그저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그도 섬지역 근무 기간 1년이 지날 때마다 근무지를 육지로 옮겨달라고 경찰서에 신청할 수 있지만 마을 주민들의 만류로 아내(32), 아들(8)과 함께 3년째 섬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대부분 섬 지역 근무가 힘들 거라 생각하지만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보람도 배로 느낄 수 있다”며 “이제는 가족같은 마을 주민들을 쉽게 떠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박용준 기자sasori0624@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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