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은 ‘그림의 떡’

    스포츠 / 시민일보 / 2004-01-12 17: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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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LG·상무·대한항공 중위권 쟁탈전 혼전
    `우승이 힘들다면 2위 자리라도 확보하라.'

    남녀 최강팀인 삼성화재와 현대건설이 2회 연속 우승을 휩쓸며 1강 체제를 굳힌 가운데 배구 V투어 잔여대회가 전력이 엇비슷한 중위권 팀들의 치열한 2위 다툼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올 시즌부터 6차례 대회 성적을 합산해 4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방식을 도입하 탓에 만약 각 대회에서 꼴찌나 하위권에 처지면 대폭적인 순위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에 중위권들의 순위다툼은 치열하기만 하다.

    남자부는 삼성화재가 1, 2차 대회에서 주포 신진식이 빠졌지만 김세진의 화려한 부활과 2년차 레프트 이형두의 가세로 녹슬지 않은 최강 전력을 과시해 각 팀이 1위를 포기한지 오래다.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도 2차 대회가 끝난 뒤 “아직 우리는 삼성화재의 상대가 되지 못하며 아직 배워야할게 많다"면서 “삼성화재만 꺾는다면 우승할 수 있겠는데 정말 힘들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삼성화재와 실력차를 인정한 현대캐피탈은 1차 투어에서 전패의 수모를 깨끗이 털고 `고교생 거포' 박철우를 앞세워 2차 투어에서 단숨에 결승까지 올라 대한항공, LG화재, 상무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1차 대회 준우승팀 대한항공은 새내기 공격수 장광균의 영입으로 주포 윤관열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데다 센터 이호남과 문성준을 이용한 속공 등 다양한 공격이 가능해졌지만 큰 경기에 약하다는 게 단점이다.

    LG화재 또한 `돌아온 거포' 이경수를 레프트에 장착해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지만 뒤를 받쳐줄 화력이 약해 번번이 준결승에서 고배를 마시며 전열을 다듬지 못하고 있다.

    투지가 넘치는 상무는 세터 이동엽을 주축으로 이뤄지는 라이트 박석윤의 백어택과 센터 신경수의 시간차 공격 등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조직력이 돋보이지만 기복이 심해 2위권에서 조금 밀려있다.

    특히 여자부 현대건설의 독주는 너무 심하다고 할 정도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특별한 전력 보강 없이 구민정, 장소연 등 노장들이 그대로 뛰는데도 1, 2차 대회를 모두 무실세트로 전승으로 거두며 우승을 낚아 나머지 팀들의 전력이 하향 평준화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올 시즌 현대건설의 라이벌로 거론됐던 도로공사는 김사니, 임유진 등 신예 국가대표들이 즐비하지만 구력에서 밀리며 2위 자리를 놓고 복병 흥국생명과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다.

    1차 대회 2승2패로 반타작을 거두며 돌풍의 핵으로 등장한 흥국생명은 센터 진혜지를 공격수로 변신시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고 수비력이 좋아 마지막 대회까지 도로공사를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올 시즌 여자배구는 현대건설의 독주 속에 도로공사, 흥국생명이 2위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모든 팀의 전력 하향평준화돼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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