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중 세종시 문제에 대한 대국민 입장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나라당내 계파 싸움과 여야간의 첨예한 대립이 갈수록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평화방송라디오에 출연, 세종시 문제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를 수정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느낄 것”이라면서도 “원안대로 집행도 하지 않고, 수정도 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져서 결국 이전고시도 하지 않고 유야무야 시간 끌기로 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원내대표는 세종시 수정안의 절충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부처 한 두 개를 옮기고 말고 할 그런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 어떤 특정 부처 한 두 개를 옮기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 거래하듯이, 흥정하듯이, 그렇게 부처를 놓고 줄다리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와 관련, 당내 계파싸움으로 번지며 현재 원안 플러스 알파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에 대해 “박근혜 대표 측에서 강하게 원안 고수를 유지하는 한 아마 (세종시)법 개정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결국은 뭔가 갈라설 것을 염두에 두고 법 개정을 시도할 것인지, 아니면 봉합의 길로 갈 것인지 하는 기로에 서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의 친이 친박 양 계파 사이의 갈등과 불신의 골은 여야관계 이상으로 첨예화 되어 있고 대립되어 있다고 느낀다”면서 “저희가 실질적으로 박근혜 대표 쪽하고 연대 가능한 일까지 벌어진다면 결국 한나라당은 분당의 길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원내대표는 최근 주요 현안들이 세종시 문제로 가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세종시 문제는 앞날이 뻔히 예견되는 그런 수순이고 이제 중요한 것은 국회 정상운행”이라며 “4대강 문제를 비롯해 예산 심의 과정에 나타날 여러 가지 방해물에 대해 여야가 함께 고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