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 다른 MB 장학재단

    정치 / 고하승 / 2009-12-06 15: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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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재단' 운영 3개월… 장학생 선발 전무
    이명박 대통령이 기부한 재산으로 장학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청계재단'(이사장 송정호 전 법무장관)이 아직까지 단 한 명의 장학생도 선발한 사실이 없는 등 지지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이 대통령은 2년 전인 지난 2007년 12월7일 대통령선거를 열흘여 앞두고 KBS 선거방송연설을 통해 "우리 내외가 살 집 한 채만 남기고 가진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고 선언했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기부한 재산으로 장학사업 등을 벌일 '청계재단'이 9월초 등기 절차를 마치고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청계재단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이 이사장직을 맡았고 류우익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도연 울산대 총장, 이상주 변호사 등 대부분의 이사진들 역시 이 대통령 측근들로 구성됐다.

    특히 이상주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하다.

    따라서 청계재단은 사실상 ‘대통령 재산 관리재단’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더구나 청계재단은 이 대통령이 출연한 330억원 상당의 건물을 매각한 대금으로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나오는 연간 임대수익금 10억원 안팎(한 달에 9000만원가량)에서 재단 운영에 들어가는 경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장학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라는 것.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의 재산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9월 일요신문이 “청계재단은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이명박 대통령 소유의 '영포빌딩' 1층에 사무실을 마련했지만 아직 업무를 시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본 집기조차 마련하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실제 지난 9월28일 일요신문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는 것.

    신문은 당시 건물 관리인이 "(청계재단이) 입주하는 것은 맞지만 사무실에 드나드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청계재단 측은 뒤늦게 부랴부랴 장학생 선발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송 이사장은 6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1, 2월에 첫 장학생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재단측에 따르면 장학생은 중·고등학생 200~300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며, 1인당 한해 최고 1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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