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제시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회담이 사실상 무산되고, 국회 예결위에서는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놓고 단상 점거사태가 벌어지는 등 대치와 파행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중진의원 12명이 예산안 중재안을 제시하는 등 새로운 방법이 모색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18일 오전 ‘SBS전망대’에 출연, 이번 사태에 대해 “지난번 국토해양위원회에서 한나라당이 심의를 단독으로 통과시키고 그 다음에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진행 도중 갑자기 통과시켜버렸다. 그런 불신이 깊이 깔려 있는 것 같다”면서 “소위를 구성해서 심의를 하다가 또 뚝딱 해버릴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고 있다. 본질적인 문제는 신뢰가 부족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계수조정소위에서 4대강 예산 삭감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해 “4대강 사업의 본질 문제는 청와대가 지시를 하고 있다. 원내 지도부는 전혀 힘이 없는 상태에서 청와대가 모든 지시를 하고 있는데 과연 대표가 그걸 조정할 힘이 있겠느냐”며 “안상수 대표의 제안에 대해 신뢰를 하는 사람들이 별로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모든 권한을 갖고 있으면서 당보고 알아서 해라, 가이드라인을 전부 청와대가 정해주고 무조건 통과시키라 하면 과연 대화가 되겠느냐”면서 “이런 국가적인 큰 문제가 있을 때 여야 대표들이 대통령을 만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정몽준 대표의 제안에 지지를 보냈다.

또 정 의원은 여야 중진의원의 4대강 예산 중재안에 대해서는 “마치 국회가 싸우는 모습만 보이고 강경한 목소리가 주를 이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바닥을 보면 굉장히 대화를 통해 풀기를 원하는 의원들이 많다”라며 “우리가 물꼬를 터주자는 의미에서 모였고, 충분히 대화 했기 때문에 합의도 금방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은 “대통령이 가장 관심 있고 구상한 사업을 본인이 오히려 야당 대표를 불러 내 취지는 이것이다. 이런 뜻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을 해주고, 야당의 건전한 의견을 받는 것이 대화인데 이걸 청와대가 거부하니 누가 이해를 하겠냐”며 “지시하는 분들이 아예 대화를 하지 않고 무조건 밑에서 하라고 하니 싸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대통령의 대화부족을 예산안 처리의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