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한나라당이 제안한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여야 대표간 영자회담이 청와대의 거부로 이뤄질 가능성이 낮아지자 민주당에서 대통령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8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가 예산은 대통령의 쌈짓돈이 아닌 국민의 세금이다. 국민의 뜻대로 잘 배분하는 것이 순리다”라며 “대통령의 일방적 주장과 뜻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이 문제는 대통령이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이 문제를 대통령이 풀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한나라당도 같은 생각인 것 같다”며 “여당의 대표까지 대통령이 문제 푸는데 나서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을 대통령이 외면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까지 국민의 뜻이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존중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국회 오전 현안브리핑을 통해 “어떻게 청와대와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집권당 대표의 회담제안을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나”라며 “야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회담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회담을 거부하고 외국으로 가버리는 상황”에 개탄했다.

우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야당의 중진들이 모여 중재안을 내고, 이만석 전 국회의장도 대화를 제안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청와대만이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결국 예산집행의 총책임자가 대통령이기 때문에 예산안에 대한 양보는 대통령이 아니면 할 수 없다”면서 “정작 이 예산을 집행할 책임자는 빠지고 여야가 국회에서 대리전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은 숨어있지 말고 직접 결자해지 차원에서 야당과 대화해야 한다”며 “귀국시 3자회담을 즉시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