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6.2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전략공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됨에 따라 이미 출사표를 던진 김성순 의원과 이계안 전 의원 등의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한명숙 전 총리는 지난 5일 사실상의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밝혔다.

실제 한 전 총리는 이날 이해찬 전 총리가 대표로 있는 시민주권모임의 신년 오찬회에 참석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있는 힘을 다해서 여러분의 역량을 모아주었으면 좋겠다”며 “저는 여러분들과 국민들이 요청하는 결정에 따를 각오이고 마지막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야권과 민주세력이 연합하고 뭉친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특히 서울 선거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 후보단일화를 이루어 낸다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야권연대를 강조했다.

사실상의 서울시장 출사표인 셈이다.

바로 그 다음날인 6일 민주당 정책위의장 박지원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경선하지 않고 전략공천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현재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략공천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의원은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한 전 총리가 출마를 공식화하면 경선이 후보를 뽑는 유일한 방법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는 사실상 한 전 총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미 출사표를 던진 김성순 의원과 이계안 전 의원 등의 반발이 잇따랐다.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김성순 의원은 같은 날 "각 정당들은 완전국민경선제, 시민공천 배심원제, 시민단체 연합 공천제 등 열린 경선으로 가는 추세인데, 민주당이 특정인을 후보로 내세우기 위해 전략공천을 한다면 먼저 서울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그는 "한명숙 전 총리나 외부인사 누구든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되려거든 정정당당한, 그리고 치열한 경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계안 전 의원은 전날 오전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한 전 총리의)인지도가 인기 연예인 못지않게 높다는 것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며 “그렇게 인지도가 높은 분이 지지도 역시 높은 것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데 여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인지도가 거의 100%에 가까운데도 지지도가 이미 이길 수 없다는 퍼센테이지로 나오고 있다”며 “그건 가망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라고 거듭 불가론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당이 충분한 리더십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전략공천을 하는 것은 필패의 길"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한 정 총리가 서울시장 출마선언과 함께 야권연대를 강조했지만,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등 민주당 의외의 야권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문제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