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작가·미술칼럼니스트)
[원금 보장의 진정한 계산법]
작품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거래가 없어도 원금 보장은 없다.
좋은 작품을 선정하여 미술품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을 경우에 구매자는 팔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지속적인 가격 상승 요인이 있을 경우에는 화랑이 먼저 구매자에게 50% 이상의 차익을 제공하고서라도 재매입하려 한다.
100만원 작품이 200만원에 활발하게 판매가 이뤄지고 있을 경우 150만원에 재매입하는 것이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50만원의 이익을 본다.
3,000만원이 넘어가는 작품들은 원금 보장이라기보다는 시세 차익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환금성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에는 원금 보장이 언제든지 가능하지 않겠는가.
“작품 한 점 내 놓고 싶거든요. 거기서도 매입하시죠?”
“어떤 작품인데요?”
“김00 화백 작품인데, 요즘 호당 700정도 한다고 들었어요. 3호짜리 소녀인데요. 얼마 정도에 매입이 가능한가요?”
“좋은 작품은 그 정도 가격이 나갑니다. 하지만 그것은 경매 최고가 수준이구요. 6년 전에 매입하셨다면 호당 120만원 정도였겠군요. 얼마 받고 싶으신데요?”
“1500 정도 생각합니다.”
“아, 네에. 1200 정도라면 가능할 듯싶습니다.”
전화로 문의된 흥정이다. 360만원에 사서 1500만원에 팔고 싶단다. 원금 보장, 의미가 없다.
2.30대의 젊은 화가들은 자비로 전시회를 연다.
어느 곳에서도 매입해 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의 경비로 스스로 홍보하고 브랜드 확보에 나서야 한다.
간혹, 아주 실력이 뛰어난 작가들의 경우에는 대형 화랑에서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대형 화랑은 한 사람을 지원하는 것보다 여러 명을 지원하는 방식을 채택하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작가들에게는 무척 도움이 되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도 작가들을 지원할 수 있다.
지금은 원금 보장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자신이 구매하고자 하는 가격의 1/3쯤 되는 작품 3점 구매할 때이다.
여러 작품을 확보할수록 실패 확률은 낮아진다.
원금은 작품 구매의 즐거움과 감상의 대가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려야 한다.
우수한 후진을 양성하기 위한 기금으로 생각하는 편이 좋다.
그리고 기다리자. 인내 역시 투자 성공의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미술 관계자와 친해지자]
"저기, 저도 그림 한 점을 사다가 집에 걸어놓고 싶은데."
"값 싸고 좋은 그림 없습니까?"
"50만원대 작품을 구입하고 싶은데..."
내 주변에는 그림에 관심 많고, 그림 한 점 갖기를 갈구하는 애호가들이 넘친다.
하지만 이렇게 막연하게 대드는 사람들은 지나가는 장돌뱅이, 예술에 대한 진정성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뜨내기 애호가들이다.
내일은 어디 가서 연주회 공짜표 찾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이런 말 들으면 미술에게 죄송하다, 정말.
“화가 선생, 작품 한 점만 줘. 왜 있자나, 그리다가 망친 거라든가, 맘에 들지 않은 작품 한 점만 선물해줘, 소주 한잔 사께.”
이 정도면 더 이상 대꾸하기 힘들어진다. 이건 정말 예술에 대한 예의가 없는 거다.
가져다가 뭐 할려구요? 소리가 목구멍 근처에서 오르내린다.
“이번에 이사하는데...”
그러니 날더러 어쩌라고.
화랑을 경영하는 경영자이거나 작품을 제작하는 화가이거나 미술 관련 사업 언저리에서 서성이는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한 번씩은 들어봤던 이야기들일 것이다.
거실에 작품은 걸고 싶은데, 돈은 없다.
그들에게 여전히 미술품은 생존과 관련 없는 허영의 상품일지도 모른다.
관심은 많으나 돈 주고 사기에는 너무 아깝고 너무 멀다.
그림이 그렇게 좋거든, 그림을 그렇게 걸고 싶거든, 우선 자세부터 달라야 한다.
돈 아깝지 그림 모르지, 그러니까 그리다가 망친 그림 달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문맹(文盲)만 안타까운 게 아니다. 화맹(畵盲)도 불쌍하고 안타깝다.
아내는 백화점 가서 70만원하는 코트를 3개월 무이자로 사온다.
세일 기간이라서 100만원이 넘는 예쁜 옷을 싸게 샀다고 자랑한다.
화랑 하는 친구를 통해 80만원에 작품 한 점을 사갔더니 100만원에 팔아오란다.
미술계 언저리에 있는 남편이 산 작품이니 시장가보다 훨씬 싸게 산 것으로 안다.
때문에 100만원이면 당장 팔릴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 자리에서 130만원하는 코트를 세일해서 70만원에 샀으니 80만원에 팔아오라고 하면 뭐라고 할까.
다음날 아침 굶어야 한다. 미술아, 미안하다.... 코트만도 못하다니.
정향심의 ‘꿈-시간의 영속성’은 전통 기법을 활용하면서 현대적 재해석을 가미한 작품이다.
종래에 보아 왔던 보통의 동양화와는 다른 형식의 접근방식을 취한다.
작품은 삶의 영속성을 관능성이 강조된 여성의 형상과 원색의 색채로 마감되어 현대인의 풍부한 감흥이 제공된다.
정향심, 꿈-시간의 연속성, 한지위에 채색, 53x45cm, 2008
[원금 보장의 진정한 계산법]
작품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거래가 없어도 원금 보장은 없다.
좋은 작품을 선정하여 미술품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을 경우에 구매자는 팔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지속적인 가격 상승 요인이 있을 경우에는 화랑이 먼저 구매자에게 50% 이상의 차익을 제공하고서라도 재매입하려 한다.
100만원 작품이 200만원에 활발하게 판매가 이뤄지고 있을 경우 150만원에 재매입하는 것이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50만원의 이익을 본다.
3,000만원이 넘어가는 작품들은 원금 보장이라기보다는 시세 차익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환금성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에는 원금 보장이 언제든지 가능하지 않겠는가.
“작품 한 점 내 놓고 싶거든요. 거기서도 매입하시죠?”
“어떤 작품인데요?”
“김00 화백 작품인데, 요즘 호당 700정도 한다고 들었어요. 3호짜리 소녀인데요. 얼마 정도에 매입이 가능한가요?”
“좋은 작품은 그 정도 가격이 나갑니다. 하지만 그것은 경매 최고가 수준이구요. 6년 전에 매입하셨다면 호당 120만원 정도였겠군요. 얼마 받고 싶으신데요?”
“1500 정도 생각합니다.”
“아, 네에. 1200 정도라면 가능할 듯싶습니다.”
전화로 문의된 흥정이다. 360만원에 사서 1500만원에 팔고 싶단다. 원금 보장, 의미가 없다.
2.30대의 젊은 화가들은 자비로 전시회를 연다.
어느 곳에서도 매입해 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의 경비로 스스로 홍보하고 브랜드 확보에 나서야 한다.
간혹, 아주 실력이 뛰어난 작가들의 경우에는 대형 화랑에서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대형 화랑은 한 사람을 지원하는 것보다 여러 명을 지원하는 방식을 채택하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작가들에게는 무척 도움이 되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도 작가들을 지원할 수 있다.
지금은 원금 보장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자신이 구매하고자 하는 가격의 1/3쯤 되는 작품 3점 구매할 때이다.
여러 작품을 확보할수록 실패 확률은 낮아진다.
원금은 작품 구매의 즐거움과 감상의 대가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려야 한다.
우수한 후진을 양성하기 위한 기금으로 생각하는 편이 좋다.
그리고 기다리자. 인내 역시 투자 성공의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미술 관계자와 친해지자]
"저기, 저도 그림 한 점을 사다가 집에 걸어놓고 싶은데."
"값 싸고 좋은 그림 없습니까?"
"50만원대 작품을 구입하고 싶은데..."
내 주변에는 그림에 관심 많고, 그림 한 점 갖기를 갈구하는 애호가들이 넘친다.
하지만 이렇게 막연하게 대드는 사람들은 지나가는 장돌뱅이, 예술에 대한 진정성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뜨내기 애호가들이다.
내일은 어디 가서 연주회 공짜표 찾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이런 말 들으면 미술에게 죄송하다, 정말.
“화가 선생, 작품 한 점만 줘. 왜 있자나, 그리다가 망친 거라든가, 맘에 들지 않은 작품 한 점만 선물해줘, 소주 한잔 사께.”
이 정도면 더 이상 대꾸하기 힘들어진다. 이건 정말 예술에 대한 예의가 없는 거다.
가져다가 뭐 할려구요? 소리가 목구멍 근처에서 오르내린다.
“이번에 이사하는데...”
그러니 날더러 어쩌라고.
화랑을 경영하는 경영자이거나 작품을 제작하는 화가이거나 미술 관련 사업 언저리에서 서성이는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한 번씩은 들어봤던 이야기들일 것이다.
거실에 작품은 걸고 싶은데, 돈은 없다.
그들에게 여전히 미술품은 생존과 관련 없는 허영의 상품일지도 모른다.
관심은 많으나 돈 주고 사기에는 너무 아깝고 너무 멀다.
그림이 그렇게 좋거든, 그림을 그렇게 걸고 싶거든, 우선 자세부터 달라야 한다.
돈 아깝지 그림 모르지, 그러니까 그리다가 망친 그림 달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문맹(文盲)만 안타까운 게 아니다. 화맹(畵盲)도 불쌍하고 안타깝다.
아내는 백화점 가서 70만원하는 코트를 3개월 무이자로 사온다.
세일 기간이라서 100만원이 넘는 예쁜 옷을 싸게 샀다고 자랑한다.
화랑 하는 친구를 통해 80만원에 작품 한 점을 사갔더니 100만원에 팔아오란다.
미술계 언저리에 있는 남편이 산 작품이니 시장가보다 훨씬 싸게 산 것으로 안다.
때문에 100만원이면 당장 팔릴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 자리에서 130만원하는 코트를 세일해서 70만원에 샀으니 80만원에 팔아오라고 하면 뭐라고 할까.
다음날 아침 굶어야 한다. 미술아, 미안하다.... 코트만도 못하다니.
정향심의 ‘꿈-시간의 영속성’은 전통 기법을 활용하면서 현대적 재해석을 가미한 작품이다.
종래에 보아 왔던 보통의 동양화와는 다른 형식의 접근방식을 취한다.
작품은 삶의 영속성을 관능성이 강조된 여성의 형상과 원색의 색채로 마감되어 현대인의 풍부한 감흥이 제공된다.
정향심, 꿈-시간의 연속성, 한지위에 채색, 53x45cm,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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