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李, 세종시 싸고 연일 朴 전대표 때리기에… '뿔난 親朴'

    정치 / 변종철 / 2010-02-03 15:38:55
    • 카카오톡 보내기
    이정현 "박정희언급 비겁·비열… 분당은 안돼"

    이성헌 "親朴 불참 토론회는 숫자로 미는 것"

    [시민일보]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내 친이-친박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

    세종시 수정론자인 친이계가 당 지도부와 함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해 연일 흠집 내기에 나서자 친박 의원들이 화가 단단히 난 모습이다.

    실제 이정현 의원은 3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친이계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박 전 대표를 공격하는 것에 대해 “비겁하고 비열하다”고 쏘아붙였는가 하면, 이성헌 의원은 같은 날 YTN ‘강성종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정몽준 대표가 전날 국회에서 당 대표연설을 통해 박 전 대표를 비난한 것과 관련, “당 대표로써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상식이 좀 의심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정현 의원=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대정부 질문을 통해 세종시 문제점을 따지겠다고 단단히 벼르던 이정현 의원은 대정부 질의자 명단에서 제외당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 분명하고 명료하게 늘 입장을 밝혀왔는데 그런 부분들 때문일 것”이라며 “섭섭하다”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정몽준 대표가 전날 국회 대표연설에서 "세종시는 `과거 약속지키기'와 `국가의 미래'라는 두개 가치 사이의 딜레마"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약속과 미래는 일치하는 거다. 어느 한 쪽도 희생해서는 달성될 수 없는 비전”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5조5000억이 5년간 투입된 그런 국책사업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가장 원론적인 논쟁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렇게 해서 설령 바뀌었다고 해도 바뀐 그 안이 다시 유지되라는 법 있느냐.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국토균형발전이라든가 수도권 과밀해소에 필요한 법이라고 하는 대의명분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약속을 원안대로 지키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의원은 친이계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자주 언급하는 것에 대해 “비겁하고 비열하다. 세종시 문제가 박근혜 전 대표 앞마당 넓히기 공사냐? 개인 사업이냐? 박근혜 개인을 겨냥하다 못해서 이제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폄하하고 끌어들여서 인신 비방을 할 수 있느냐? 사람으로서 이거 할 수 있느냐?”며 “송파에서 여의도까지 출근하는데 한시간 반에서 한시간 사십분이 걸린다. 새 도시에서 서울에 오는데 30~40분 걸린다. 총리와 6~9분의 장관들과 공무원 몇 분들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수도권 과밀해소나 국토균형발전을 위해서 이 정도의 불편감수도 못하느냐?”고 질책했다.

    또 그는 친이계가 박 전 대표를 향해 대화와 토론을 거부하고 있다는 공세를 펴는 것에 대해 “당에서 대화와 토론을 요구한 적이 있느냐? 지금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의총에서도 발언 자제를 요청하고 제가 국회에서 질문을 하는 것도 못하게 하는 마당이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표가 대화를 거부했다는 얘기가 사실이냐? 왜곡이다. 거짓말이다”라고 역공을 폈다.

    또 그는 정몽준 대표가 당론변경을 공식화 하고, 이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우리 입장은 분명히 했다. 변경할 당론이 아니다. 한나라당의 운명과 존립과 관계된 사안이라는 엄중한 사실을 모두가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력 맞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그러나 그는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일축했다.

    이 의원은 “갈라질 수도 없고 갈라져서도 안된다. 이 당이 어떤 당이냐. 깨질 뻔한 적 있다. 산산조각날 뻔한 적 있다. 탄핵 때. 그때 박근혜 전 대표가 국민 앞에 108번의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를 하면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간절하게 호소를 했다. 우리에게 한 번 마지막 기회를 주면 달라지겠다. 변하겠다. 바른 정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국민들이)한번 기회 줬다. 마지막 기회를 썼고 이제는 기회가 없다. 바른 정치를 해서 국민들의 표를 얻을 생각을 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릴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누가 누구보고 나가라고 하고 갈라서자 그러고 이렇게 비난을 하고 손가락질을 하느냐? 자격이 없다”고 질책했다.

    ◇이성헌 의원= 이성헌 의원은 보다 노골적으로 정몽준 대표를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여당의 대표가 여당내의 또 다른 정치 지도자를 정책문제와 관련해서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연설을 한 것에 대해 “좀 어이가 없는 비난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정몽준 대표가 했던 말씀에 대해서는 상당히 여러 가지 왜곡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원안을 지켜야 된다고 하는 얘기에 대해서 원안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의욕과 야심 때문에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그런 말씀들을 좀 하시는 것으로 생각이 든다”며 “당 대표로써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상식이 좀 의심스럽다”고 질책했다.

    특히 이 의원은 “정몽준 대표께서 2002년도 노무현 대통령 후보하고 후보 단일화를 해가지고 그분 지지했다. 그러다가 대선 하루 전에 그걸 철회했는데, 철회하면서 냈던 성명서를 보니까 상호 신뢰와 존중의 후보 단일화 정신이 깨졌기 때문에 이걸 파기했다고 얘기를 했다. 본인도 신뢰 상실했을 경우에 느낄 수 있는 아픔을 겪으신 분이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정 대표의 가장 아픈 곳을 찔러대기도 했다.

    또 그는 한나라당내 친이계를 중심으로 잇따라 당내에서 세종시 관련 토론회가 열리고 있지만 친박계 의원들이 참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지금 저희 당헌을 보면 당론 개정을 하는 데는 재적인원의 2/3의 찬성이 필요하게 돼 있는데 일부 친이 내부에서 이런 당론 변경 과정에서의 규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이걸 1/2만 참석하면 바꿀 수 있도록 하자.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당헌까지 바꾸자고 얘기하고 있는데 축구선수가 시합하는 도중에 축구 룰을 바꾸겠다고 그러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런 행위는 친이 쪽에서 숫자가 많다고 생각해가지고 숫자로 이 문제로 밀어붙이겠다는 그런 생각에 지나지 않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 의원은 “지금까지 한나라당의 당론은 원안을 고수하는 것이다. 그러면 당 대표 입장에서 원안을 폐기하고 수정안을 지지하겠다. 그러면 본인은 그런 입장을 피력하시는 것에 대해서 설명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설명도 없었다. 대표연설을 하는데 과연 당의 뜻을 모아서 대표연설을 한 것인지. 아니면 개인의 정치적은 뜻을 펴기 위해서 한 것인지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연설”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변종철 변종철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