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두렵지않아!… 아줌마들의 리얼 수다

    문화 / 차재호 / 2010-02-07 19: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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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은이·이영자·김숙 ‘메노포즈’로 뮤지컬 도전
    중년여성들의 삶·고민·정체성 유쾌하게 풀어내


    “사실 뮤지컬은 신인 때부터 하고 싶었는데 이제라도 무대에 오르게 돼 행복하다.”
    ‘메노포즈’로 뮤지컬에 첫 출연하는 가수 혜은이(54)는 5일 “1970년대 데뷔 당시 뮤지컬이 활성화 되지는 않았었다”며 “늦게나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이렇게 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메노포즈’는 40~50대 폐경기 여성의 삶과 고민을 유쾌하게 풀어낸 뮤지컬이다.

    백화점 란제리 매장에서 만난 중년여성 4명이 속옷을 두고 승강이를 벌이다 서로 고민을 나누면서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메노포즈는 폐경 혹은 폐경기라는 뜻이다.

    혜은이는 자신의 나이와 끝없이 싸움을 벌이는 한물간 연속극 배우를 연기한다. 유명세 때문에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두려움도 많은 캐릭터다. 혜은이는 “1970~80년대 미국에서 뮤지컬 ‘코러스 라인’을 봤는데 중국인이 한명 출연했었다”며 “나도 저 사람처럼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전했다.

    감독이 연극배우 이윤표(46)인 것도 뮤지컬에 출연하게 된 이유다. 혜은이는 “감독님이 여자라 틀린 부분을 더 잘 봐주시지 않을까 여겼다”면서 “춘향이를 연기하고 싶은데 월매만 들어올 것 같아 걱정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춘향이 같은 캐릭터도 무리 없이 소화해낼 만하다는 반응이 나오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순진하고 전형적인 현모양처인 전업주부는 개그우먼 이영자(43)와 김숙(35)이 번갈아 연기한다. 2006년부터 ‘메노포즈’에 꾸준히 출연하고 있는 이영자는 “처음에는 마냥 재미있을 것 같아 출연했는데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 공감이 되면서 더 잘할 것 같다”고 웃었다.

    주부를 연기하지만 아직 미혼인데 “다른 것은 마음대로 되는데 결혼만큼은 쉽지 않다”며 “요즘 결혼을 하지 않으면 마치 루저 취급을 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어차피 늦었기 때문에 꼭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며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전업주부를 원하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다.

    김숙은 “내가 막내라 언니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며 “연출님이 폐경기에 대한 자료를 많이 주셨는데 레포트를 제출할 정도로 외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메노포즈’는 ‘온리 유’, ‘YMCA’ 등 귀에 익은 1960~80년대 팝송이 중년의 향수를 자극하며 재미를 더한다. 뮤지컬 배우 구혜령과 김현진도 함께 한다. 6일부터 4월4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볼 수 있다. 4만~6만원. 뮤지컬해븐 02-744-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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