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후보, “한명숙 맞장 토론하자” 역공세

[시민일보] 오는 11일 열릴 예정인 KBS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가 '오세훈 편들기'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자유선진당·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 측은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KBS 토론회가 공영방송으로서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KBS측에 토론회 주제선정 및 진행방식 변경을 촉구했다.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임종석 대변인은 이날 "'현역 단체장의 시정평가'라는 주제하에 오 후보에게는 3분 30초와 5번의 발언기회를, 타 후보에게는 1분 30초와 1번의 발언기회만 제공하겠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임 대변인은 또 "토론 주제를 '세종시 문제', '일자리 창출방안', '도시경쟁력 강화방안' 등 세가지로 한정했다"며 "이는 지난 7일 관훈클럽 토론에서 드러난 '하나고 특혜 문제', 무상급식 관련 허위날조 문제' 등이 공개될 것이 두려워 오 후보 측이 KBS를 내세워 주제를 배제시킨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오 후보측은 전날(8일) 진행된 토론회 설명회에는 아예 참석하지도 않았다"며 "오후 10시께 설명회 이후 KBS가 보내온 수정자료에서도 수정 전과 다를 바 없자 그제야 이날(9일) 오전 토론회에 참석하겠다고 구두 의사를 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지상욱 서울시장 후보 측 나기환 대변인도 "각 후보자들이 자신을 알리는 자리와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공영방송의 역할이자 자세"라며 "KBS가 자의적으로 토론의 형식과 내용을 결정해 일방적으로 통고하는 것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노당 이상규 서울시장 후보측 백성균 부대변인은 "토론회 설명회에서 불공정한 토론이 진행될 것이라는 것이 확실해졌다"며 "유권자들은 TV토론에서 정확한 정보를 취합해 후보자를 선택하길 원한다, 이러한 뜻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후보 측 이종현 언론특보는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명숙 후보가 이번에는 본선 TV토론을 피하기 위한 꼬투리 잡기에 나선 것"이라며 "공중파 방송사는 TV토론이 예정대로 11일에 진행돼 시민들의 알권리가 충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의 소위 '맞짱토론'을 제안하는 역공을 취해 눈길을 끌었다.

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3당 후보들이 KBS의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 구성이 오 후보에게 유리하게 짜여졌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에 대해 "앞으로 토론의 형식이나 주제와 무관하게 한명숙 후보와 1:1 맞짱토론을 적어도 2~3회 정도는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오 후보는 "주제에 상관없이 어떤 내용이 됐든 형식과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서로의 정책이 드러날때까지 맞짱토론을 거치는 것이 유권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토론"이라며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선출되는 과정에서 tv토론 없이 결국 선정이 됐다. 더 이상은 TV토론을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역공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