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당선자에게 듣는다<서울 성북구>

    정치 / 고하승 / 2010-06-07 17: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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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당선자,""변화에 대한 유권자 요구가 컸다"""
    "시민참여형 인수위 구성해 주민들과 소통"

    [시민일보]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당선자는 6.2 지방선거의 승리 요인에 대해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요구가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당선자는 “한나라당 출신 구청장이 8년 동안 재임한 상황에 맞춰 선거 구호를 ‘새로운 성북이 열립니다. 이번에는 바꿉시다’로 정했는데 주효해서 대중들에게 호응을 받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지금은 주민이 주체로 참여하고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쌍방향의 자치행정에 기대치가 커진 만큼 공직자 출신의 단체장보다는 주민소통이 가능한 단체장을 원하고 있다”며 “시민자치참여를 제안한 저에 대한 호응도가 높은 결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서민과 자영업자들, 중산층과 젊은 세대들의 주거불안과 일자리 불안, 교육 양극화로 인한 사교육비의 과중한 부담감 등이 여당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고, 민주당 후보를 통해 이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또 김 당선자는 “성북의 경우 장위동 뉴타운 지역에서 전월세를 살고 있는 서민들이나 적은 규모의 가옥주, 중소 자영업자들이 일터와 터전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매우 컸다”며 “선거 유세기간 동안 이로 인한 불만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것들이 젊은 민주당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는 요인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수위 구성과 운영방향에 대해 “한마디로 시민참여형 인수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성북 구정의 새로운 방향을 설계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20~30명 내외 규모로 각계의 전문가나 유경험자들이 참여하는 인수위를 구성, 공약검토와 공약이행계획, 구정운영 방향 설계 등을 주관하도록 하고 이와 별도로 100인 정원의 시민인수위원회를 구성하되 50명은 성북지역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각층의 대표인사를 위촉하고 나머지 50명은 인터넷이나 트위터 등 온라인 수단을 활용해서 초빙하겠다”는 계획을 피력했다.

    인수위의 최종 과정과 관련해서는 “전문가 그룹의 인수위에서 만든 내용을 시민인수위에서 평가하고 논의한 다음 결정된 사안을 최종적으로 당선자에게 권고하는 형태로 인수위 활동을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민참여형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인수위 활동을 통해 주민과 소통하고 약속을 실천하겠다는 구정 운영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자는 시급한 지역 현안에 대해 “조직 추스르기”를 먼저 꼽았다.

    그는 “8년 만의 구청장 교체라서 공직사회의 동요가 있을 수 있다”며 “조직을 잘 추스르는 일이 시급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 조직사회에 대해 “유권자들의 변화 요구에 따른 선택에 대해 공직사회가 좀 더 성찰하는, 그리고 이를 수용하고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면서도 “그러나 정치적인 이유로 공직사회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보기 때문에 조직의 안전성 속에서 변화의 동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옳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김 당선자는 “공직사회가 이런 민심의 변화 요구를 수용하고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 취임직후부터 100일 정도를 생활구정 기간으로 정해 공직내부의 혁신을 이루기 위한 준비기간으로 삼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공직사회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이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낸 공직자나 팀을 중심으로 인사에 반영할 것이고, 다면평가제를 포함한 새로운 평가시스템을 초반에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물갈이가 아니라 공직사회가 개혁의 주체로 변화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 주력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관점으로 본다면 지금 당장 7월 안에 해결해야할 현안을 꼽기보다는 큰 틀의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정책을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개인적 견해를 특별히 강조하기도 했다.

    김 당선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로 당적이 다른데 따른 갈등 가능성에 대해 “혼자 말할 부분은 아니지만 오시장이 이번 변화를 겸허히 수용해야 하고 그렇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장 민주당 소속 구청장 당선자들의 공약인 무상급식 등 몇 가지 이슈가 서울시와 기초단체간 관계 설정의 바로미터로 작용하게 될 텐데 꼭 정당차원이 아니라, 시민요구가 분출된 이번 선거결과를 본다면 서울시와의 관계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당선자는 전임 구청장 정책에 대해 “기본적으로 전임 청장이 추진했던 업무 중 좋은 부분은 다 계승할 생각이고 정치적 이유로 훼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문제가 있다고 지적됐던 정책들, 대표적으로 호화청사 건립 부분은 지적이 계속 있었고 저도 공약의 하나로 청사의 일부를 구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충실히 이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사를 구민에게 돌려주는 자신의 공약과 관련, “공약에 보면 지하 1층부터 지하 3층까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이 있는데, 타당성 검토를 통해서 반드시 지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당선자는 선거과정 중 있었던 경험을 전하면서 “주민들의 뜻에 어긋나지 않는 구청장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선거 초반 천안함 발표 이후 선거분위기도 안좋았고 금·토·일 연휴기간이어서 유권자의 모습도 드물던 비오는 토요일 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밤 10시경 우산도 없이 비를 쫄딱 맞으며 어느 허름한 가게에 들러 지지를 부탁하는 내게 가게 주인이 ‘한나라당 후보는 들어 오지도 않고 누군가 명함만 던져놓고 가던데 당신은 이 비속을 동행자도 없이 다니느냐’며 안쓰러워하는 표정을 지으셨다. 구체적인 말씀은 없었지만 그 분이 눈빛으로 저의 진심을 이해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이후 용기를 내서 더 열심히 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그 때의 기억을 초심으로 삼아 임기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김영배, 그는 누구인가


    김영배 성북구청 당선자는 인터뷰 과정에서 참신하지만 노련한 경륜이 느껴지는 답변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젊고 활동적이고 소통을 중시하는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성북구정을 시민참여형이라는 새로운 구정운영의 유형으로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보이기도 했다.

    그가 명실상부한 노무현맨으로 불리는 건 노무현 대통령 시절 기획정책위원회 비서관을 지낸 인연과 무관하지 않는 듯 싶다.

    당선 사실을 안 직후 무슨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돌아가신 노 대통령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 털어놓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소중한 가치로 계승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

    유능하고 잘생기고 똑똑한 구청장보다 소통을 잘 한다는 평판에 더 욕심이 난다는 그는 소통을 통한 주민참여자치제를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신이야말로 모든 것을 겸비한 인재라는 그의 주장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건 아마도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비전 덕분인 것 같다.

    김당선자는 자신의 젊음과 부지런함을 앞세운 활동을 통해 민심과 함께 하는 구정운영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침묵하는 다수의 민의가 표출된 이번 선거 경험이 앞으로 그의 정치 일정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다.

    그는 “국민들께서 너무 대단하다. 민심의 바다라는 게 바로 이런 것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의 소회를 기억하겠다는 말로 스스로의 결의를 다졌다. 그런 그의 모습으로부터 성북구민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듬직한 구청장이 될 거라는 믿음이 전달된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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