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당선자에게 듣는다<서울 은평구>

    정치 / 고하승 / 2010-06-20 10:25:42
    • 카카오톡 보내기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 당선자 ""'민관 로컬거버넌스' 모범사례 창조해낼 것"""
    [시민일보] 김우영(민주당) 서울 은평구청장 당선자는 “우선은 ‘듣고 생각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당선자는 “구청장이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구청장의 생각이 달라진다”며 “구청장이 부자들을 만나면 기득권층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면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김 당선자는 구청 문턱을 최대한 낮출 생각이다.

    그는 “많은 분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구청에 직접 찾아오시는 분들을 우선 만날 수 밖에 없다”며 “구청문턱을 낮출 테니 되도록 많이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당선 소감’을 묻는 질문에 “10년 만의 변화에 대한 주민기대가 크기 때문에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4년간 그 기대를 잘 충족시켜 드려야 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역 주민들께 너무 감사하다. 많은 분들의 성원에 힘입은 바 크다”며 “앞으로 구정을 잘 운영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 대해 “친환경 무상급식, 4대강사업, 권력의 방송과 종교계 장악 등 많은 의제가 있었지만 집권여당이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정국을 전쟁공포로 몰아가는 바람에 모든 의제를 뒤덮어 버려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깨어 있는 은평구의 유권자들이 선거용 북풍에 휘둘리지 않았다”며 “숨어있던 유권자들의 표심이 투표장으로 향했고 현 정부에 대한 심판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 개인이 당선되어서 기쁘기도 하지만 오만한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민주주의의 승리를 보여주어서 더욱 기쁘다”면서 “아울러 통 큰 결단으로 후보단일화에 합의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아주신 창조한국당 황홍연 후보와 이 기쁨을 같이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당선자는 선거 당시의 고충, 특히 당내 경선에서의 치열한 경합과정을 돌파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는 “경선이 힘들었다. 후유증이 있었다. 기존 정당의 밀실공천을 극복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시민배심원제도가 제시됐는데 우리구가 첫 번째 실시 지역이었다.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처음 하는 제도이다 보니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러나 시민들이 정당의 공천 과정에 참여했고 비록 잡음이 있었지만 오늘의 승리에 발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선거 기간 중 천안함 사건 안보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역적 이슈들이 묻히는 바람에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기도 했었다. 솔직히 잘못하면 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위기감 있었다”며 “그런데 천안함과 관련 평화와 안보 정책대결 구도로 가는 선거전략이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김 당선자는 향후 구정운영방향 에 대해 ‘구민이 주인이 되는 생활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민과 관이 협치하는 ‘로컬 거버넌스’의 모범사례를 창조해 내겠다”며 “저를 단일후보로 추대해주신 황홍연후보와 약속했던 ‘은평재창조위원회’를 통해 주민이 구정에 참여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김 당선자는 “핵심공약인 참여예산제도를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임기시작 직후 주민참여예산조례를 제정하여 사회적 약자가 정책입안의 주체가 되어 실질적인 복지정책이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당선자는 공무원 조직 운영방향에 대해 ‘공평무사’를 강조했다.

    그는 “은평구의 공무원은 1200명 가까이 되는데 그 분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겠다”며 “공평무사 원칙에 따른 적재적소의 인사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기존의 인사 관행을 완전히 무시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관행에 얽매이지도 않는 아주 신중하고 과단성 있는 인사정책을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은평구의 대대적인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김 당선자는 “전임 구청장이 임기 말에 밀어부쳤던 대형사업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사실조사 등을 통해서 잘못된 일이 있으면,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당선자가 선거과정에서 내 놓은 공약 중에는 ‘두꺼비 하우징’을 비롯해 톡톡 튀는 내용으로 복지정책 활성화를 강조한 측면이 눈에 띈다.

    김 당선자는 “'두꺼비 하우징'을 통해 헌집을 새집으로 고쳐주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꺼비 하우징이란 김 당선자의 핵심공약 가운데 하나로, 단독·다세대주택을 개량하는 사회적 기업을 의미하는데 이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현하기 위한 급식지원기업 ‘이랑푸드’ 설립이나 아이들이 방과 후 과외를 받거나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에서 주도하는 ‘신나는 애프터’ 설립계획, 65세 이상 노인들의 의료복지를 표방한 ‘마이닥터’제의 도입 등도 특별히 눈길을 끄는 공약이다.

    김 당선자는 서울시의 ‘여소야대’상황에 대해 “모든 문제를 정치적 시각으로 발목잡기보다 서울시에 협조할 건 협조하고 적극 주장할 건 주장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선거운동 당시 제발 손 한번 잡아보고 싶다는 항의 아닌 항의전화가 매일 선거사무실에 걸려왔다. 구청장 후보 얼굴 한번 못보고 찍어주신 유권자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 이제 많은 분들을 만나 뵙고 감사인사를 드려야겠다”고 답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김우영, 그는 누구인가

    젊음.

    그는 젊다. 서울 지역 구청장 역대 최연소 기록을 깰 만큼의 젊음이다.

    그러나 그의 젊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12년간의 국회의원 입법보좌관의 경험을 통해 쌓아올린 내공 덕분이다. 노련하고 진중하다고 평가 받을 만하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그는 은평구청장 선거에 입후보 할 때부터 자신의 젊음을 무기로 내세웠다.

    오랜 시간 ‘고인 물’이었던 은평구의 노후를 패기와 활력으로 ‘정화’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하는 주장으로 유권자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선거 유세기간 내내 온종일 유세차에서 내려오지 않는 뚝심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구민들에게 최대한 자신을 알리기 위한 고육지책의 일환이었지만 젊은 에너지의 역량을 보여준 기회가 되기도 했다.

    진정성.

    그가 추구하는 이상적 가치다.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정성을 담은 ‘가슴’을 내보이는 것으로 승부를 걸었다. 설령 반대자가 나올지도 모르는 사안까지도 자신의 신념대로 가감없이 전달하는 식이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 진정성이 유권자로 하여금 그를 구청장으로 밀어도 좋을 것 같다는 신뢰감을 싹트게 하는 동력이 됐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 ‘털털한 사람’이라는 주위의 평가대로 그는 당선자의 공식 절차의 하나인 인수위 구성을 생략했다. 형식보다는 내실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은평구의 새바람을 자처하며 그가 나섰다.

    결코 거창하지도 않고 장밋빛 약속도 없지만 소외되고 그늘진 곳부터 눈을 돌리는 그의 첫 걸음의 울림이 예사롭지 않다.

    지켜볼 일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사진설명=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 당선자는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무원 조직 운영방향에 대해 '공평무사'를 강조하면서, 공평무사 원칙에 따른 적재적소의 인사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하승 고하승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