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책임론’ 대두...‘쇄신연대’와의 대격돌
선진당, 존재감 상실...보수대연합론 재점화로 돌파구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가 극명하게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6.2 지방선거 패배로 궁지에 몰렸던 한나라당은 자신감을 회복한 반면, 민주당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둘러싸고 당내 분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29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제나 겸허한 자세로 국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겠다”며 “한나라당 쇄신 작업에 적극 착수하고 계파를 탈피하고 당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직을 개편하겠다”고 밝혔지만, 그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당내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친정체제가 더욱 견고하게 구축되는 한편 안상수 대표가 제안한 분권형 개헌논의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친이-친박 간의 갈등수위가 점차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민주당은 벌써부터 선거패배 인책론 등 당내 분란에 휘말리고 있다.
비주류 모임인 쇄신연대는 이날 아침 긴급 회동을 갖고 “이번 재보선에서 참패한 것은 뼈를 깎는 쇄신을 요구한 민심을 외면한 결과”라고 정세균 대표 측을 비난했다.
이어 그들은 “제대로 된 전략과 정책도 없이 선거를 치른 지도부가 패배의 책임을 져야한다”며 사실상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세균 대표 등 주류 측은 차기당권 도전 등 전당대회를 통해 선거 결과를 엄정히 평가 받겠다며 사실상 수용 불가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 치열할 전망이다.
자유선진당의 입장은 더욱 초라해졌다. 안방인 충청권에서조차 선진당 후보는 변변히 힘을 써보지 못하고 완패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친이의 결속력이 급격히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왕의 남자’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여의도 재입성과 MB 측근인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당선은 한나라당의 MB 친정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재오 당선자가 선거운동 기간에 "갈등 요인을 제공할 일이 없을 것"이라며 화합 의지를 내비치기는 했지만, 당내 친박계 인사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실제 친박계 일각에서는 안상수 당 대표가 불을 붙인 분권형 개헌에 이 당선자가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우려의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친박 의원은 "이 당선자를 중심으로 친이계의 결집력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며 “그는 분명히 개헌 문제에 손을 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분권형 개헌 논의가 당내에서 급물살을 타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더구나 이재오 당선자가 제3의 인물을 대선 주자로 앞세워 뒤에서 밀어주는 ‘킹메이커’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 경우에도 친박계와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우선 한나라당 권력의 중심축이 이 전 위원장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여권의 권력 판도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형님 권력'으로 불리는 이상득(SD) 의원의 2선 후퇴 이후 구심점이 약했던 친이(친이명박)계가 그를 중심으로 빠르게 결집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 당선자는 그 힘을 앞세워 제 3의 대권주자를 내세우고,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극단적인 경우 분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하기도 한다.
◇민주당= 선거 패배에 따른 민주당의 후유증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민주당 비주류 모임인 '민주희망쇄신연대(쇄신연대)'가 정세균 대표 체제에 대해 7·28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쇄신연대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2지방선거 승리에 도취해 오만하게 제대로 된 전략과 정책도 없이 재보선에 임한 지도부는 분명히 책임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쇄신연대 사무총장인 문학진 의원은 7·28 재보선을 '민주당의 참패'로 규정하면서 "이미 지난 6일 임기가 종료된 현 지도부가 앞으로 다가올 전당대회에서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심판까지 보려는데 이는 옳지 않다. 하루 속히 결단을 내리고 전당대회의 룰을 공정하게 만들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공세에 가담했다.
그는 같은 날 고위정책회의에서 "민심이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완전히 떠나 있고 정부 여당에서 많은 호재를 민주당에 줬지만 우리는 패배했다"며 "지도부의 안이한 공천에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비주류 측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된 정세균 대표에 대한 집중 공세를 펼치면서 ‘새로운 수장’의 필요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 정동영 의원, 손학규 전 대표 등 ‘빅3’의 세 대결로 상당기간 진통이 예상된다.
◇자유선진당= 자유선진당은 이번 선거로 인해 존재감을 완전히 상실했다.
지난 6.2 지방선거 패배에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도 자유선진당은 자신들의 지지 텃밭인 충청권에서 완패했기 때문이다.
실제 선진당은 유일하게 후보를 낸 '충남 천안 을'에서 한나라당, 민주당 후보에 모두 뒤져 3위에 그쳤다.
'충남 천안 을'에서의 패배는 선진당에게 더없이 뼈아픈 결과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안희정 후보에게 충남도지사 자리를 뺏겼고 이번 재보선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 민주당 후보에 모두 밀려 박중현 후보가 10%대 득표율에 그치자 당 안팎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선진당은 당장 당의 진로를 둘러싼 내홍이 불가피해 보인다.
충청권 맹주로서 위상이 흔들리면서 당의 존립 기반이 위협받게 된데다 이회창 대표의 지도력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회창 대표의 지도력 손상은 '보수대연합'같은 정개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차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이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거대 양당 구도에서 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고, 결국 이회창 대표는 ‘보수대연합론’을 재점화, 친이계가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분권형 개헌 등을 매개로 연대논의를 시도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선진당, 존재감 상실...보수대연합론 재점화로 돌파구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가 극명하게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6.2 지방선거 패배로 궁지에 몰렸던 한나라당은 자신감을 회복한 반면, 민주당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둘러싸고 당내 분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29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제나 겸허한 자세로 국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겠다”며 “한나라당 쇄신 작업에 적극 착수하고 계파를 탈피하고 당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직을 개편하겠다”고 밝혔지만, 그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당내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친정체제가 더욱 견고하게 구축되는 한편 안상수 대표가 제안한 분권형 개헌논의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친이-친박 간의 갈등수위가 점차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민주당은 벌써부터 선거패배 인책론 등 당내 분란에 휘말리고 있다.
비주류 모임인 쇄신연대는 이날 아침 긴급 회동을 갖고 “이번 재보선에서 참패한 것은 뼈를 깎는 쇄신을 요구한 민심을 외면한 결과”라고 정세균 대표 측을 비난했다.
이어 그들은 “제대로 된 전략과 정책도 없이 선거를 치른 지도부가 패배의 책임을 져야한다”며 사실상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세균 대표 등 주류 측은 차기당권 도전 등 전당대회를 통해 선거 결과를 엄정히 평가 받겠다며 사실상 수용 불가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 치열할 전망이다.
자유선진당의 입장은 더욱 초라해졌다. 안방인 충청권에서조차 선진당 후보는 변변히 힘을 써보지 못하고 완패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친이의 결속력이 급격히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왕의 남자’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여의도 재입성과 MB 측근인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당선은 한나라당의 MB 친정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재오 당선자가 선거운동 기간에 "갈등 요인을 제공할 일이 없을 것"이라며 화합 의지를 내비치기는 했지만, 당내 친박계 인사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실제 친박계 일각에서는 안상수 당 대표가 불을 붙인 분권형 개헌에 이 당선자가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우려의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친박 의원은 "이 당선자를 중심으로 친이계의 결집력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며 “그는 분명히 개헌 문제에 손을 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분권형 개헌 논의가 당내에서 급물살을 타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더구나 이재오 당선자가 제3의 인물을 대선 주자로 앞세워 뒤에서 밀어주는 ‘킹메이커’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 경우에도 친박계와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우선 한나라당 권력의 중심축이 이 전 위원장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여권의 권력 판도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형님 권력'으로 불리는 이상득(SD) 의원의 2선 후퇴 이후 구심점이 약했던 친이(친이명박)계가 그를 중심으로 빠르게 결집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 당선자는 그 힘을 앞세워 제 3의 대권주자를 내세우고,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극단적인 경우 분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하기도 한다.
◇민주당= 선거 패배에 따른 민주당의 후유증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민주당 비주류 모임인 '민주희망쇄신연대(쇄신연대)'가 정세균 대표 체제에 대해 7·28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쇄신연대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2지방선거 승리에 도취해 오만하게 제대로 된 전략과 정책도 없이 재보선에 임한 지도부는 분명히 책임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쇄신연대 사무총장인 문학진 의원은 7·28 재보선을 '민주당의 참패'로 규정하면서 "이미 지난 6일 임기가 종료된 현 지도부가 앞으로 다가올 전당대회에서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심판까지 보려는데 이는 옳지 않다. 하루 속히 결단을 내리고 전당대회의 룰을 공정하게 만들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공세에 가담했다.
그는 같은 날 고위정책회의에서 "민심이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완전히 떠나 있고 정부 여당에서 많은 호재를 민주당에 줬지만 우리는 패배했다"며 "지도부의 안이한 공천에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비주류 측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된 정세균 대표에 대한 집중 공세를 펼치면서 ‘새로운 수장’의 필요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 정동영 의원, 손학규 전 대표 등 ‘빅3’의 세 대결로 상당기간 진통이 예상된다.
◇자유선진당= 자유선진당은 이번 선거로 인해 존재감을 완전히 상실했다.
지난 6.2 지방선거 패배에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도 자유선진당은 자신들의 지지 텃밭인 충청권에서 완패했기 때문이다.
실제 선진당은 유일하게 후보를 낸 '충남 천안 을'에서 한나라당, 민주당 후보에 모두 뒤져 3위에 그쳤다.
'충남 천안 을'에서의 패배는 선진당에게 더없이 뼈아픈 결과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안희정 후보에게 충남도지사 자리를 뺏겼고 이번 재보선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 민주당 후보에 모두 밀려 박중현 후보가 10%대 득표율에 그치자 당 안팎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선진당은 당장 당의 진로를 둘러싼 내홍이 불가피해 보인다.
충청권 맹주로서 위상이 흔들리면서 당의 존립 기반이 위협받게 된데다 이회창 대표의 지도력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회창 대표의 지도력 손상은 '보수대연합'같은 정개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차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이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거대 양당 구도에서 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고, 결국 이회창 대표는 ‘보수대연합론’을 재점화, 친이계가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분권형 개헌 등을 매개로 연대논의를 시도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