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불씨 다시 불 붙을까

    정치 / 고하승 / 2010-10-18 13:53:53
    • 카카오톡 보내기
    이주영 "이번 정기 국회가 가장 바람직한 적기"
    원희룡 "논의도 안해보고 포기한다는건 어렵다"

    [시민일보] 국회 미래헌법연구회 대표 이주영 의원은 18일 “이번 정기국회가 개헌동력을 얻을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적기”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소속 이주영 의원은 이날 CBS <변상욱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가 ‘G20 이후에 개헌을 공론화해보자’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개헌 불씨가 아직 안 꺼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청와대에서 ‘개헌에 왜 그렇게 관심을 갖느냐,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는 발언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G20 정상회의가 바로 코앞에 왔기 때문에 모든 정치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끝나면 다시 본격 논의를 하자, 그렇게 얘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즉 개헌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이 아니라 G20 정상회의 이후로 잠시 유보됐을 뿐이라는 것.

    그는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친박 진영이 개헌논의에 대해서 그동안 반발을 해온 것에 대해 “특정세력이 특정방향으로 억지로 개헌을 이끌어가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이라며 “국민이 주도하는, 국민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치를 선진화시키자는 개헌에 반대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략적인 의도로 개헌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게 반대론자들의 주된 논거”라며 “그분들도 대개 개헌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이재오 특임장관 같은 분들이 주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당시 각 정당 원내대표들이 모여서 18대 국회에서 개헌을 하겠다고 합의를 했기 때문에 개헌에 동의하는 186명의 의원들이 참여해서 국회 미래헌법연구회가 출범되었던 것”이라며 “2년동안 개헌쟁점에 대해서 40여 차례 세미나도 열고, 또 전국 순회토론회도 하고, 또 국제 심포지엄 등 등 해서 10여 차례 대형 토론회도 열었다. 그리고 선진 여러 나라의 헌법제도에 대해 시찰도 해왔고, 그걸 모아가지고 지난 9월 16일 ‘국민과 함께 하는 개헌이야기’라는 제목으로 1800 페이지 정도 되는 자료집을 출간을 했다. 개헌특위가 구성이 되면 이런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해서 압축논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해가지고 국민들이 참여하는 속에서 본격적인 토론을 해나가면 우리나라 현실에 가장 적합한 정부 형태가 뭐다, 하는 것이 나온다. 대통령 4년 중임제가 됐든 또 이원정부제가 됐든 국민 다수가 원하는 내용을 국회 개헌안으로 해야 되고, 그 과정에서 각 정당이나 정파는 소속 당원이든 국회의원이든 너무 얽매이게 하지 말고 프리핸드를 줘서 논의에 참가해서 각자 선호하는 의견을 내도록 하고, 결국 합의는 국민 다수의 의견에 따르고 승복하도록 하면 개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박 진영에서 권력분점이나 이원집정부를 미리 정해놓고 하는 거라 못하겠다, 이럴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미리 정해놓고 하는 개헌은 안 된다”며 “특정방향을 정해놓고 끌고 가는 것은 정략적이라는 의심을 거두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 내에서도 개헌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다수”라며 “가장 순수한 열정을 가진 의원들로 특위를 구성해가지고, 정말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개헌하는 것이다, 하는 그 진정성이 이해가 된다고 하면 민주당에서도 이것을 마다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차기 대권주자들이라고 일컬어지는 소위 잠룡들, 이런 분들이 너무 전면에 나서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친박계 김재원 전 의원도 PBC <열린세상,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개헌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서 분권형 정부를 형성하는 것을 정책 성과로 편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인식이 있고, 그래서 대통령 개인적으로 개헌에 대해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보여진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이나 여당 원내대표인 김무성 원내대표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국민들이 과연 이 시점에서 개헌을 바라고 있느냐, 국민들이 과연 개헌에 관심이 있느냐”며 “개헌문제가 그렇게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도 개헌논의에 가세했다.

    원 총장은 이날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개헌론과 관련, 한나라당 입장에 대해 “연내 또는 내년 1월까지는 개헌 특위를 만들어서 거기서 결론을 내 보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도부 얘기가 통일 된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지 않다. 친이 친박계에서도 의견 차이가 있고, 원내 대표, 부대표, 청와대 특임 장관, 각 주체들이 논의 시점이라든지 방식에 대해서 조금씩 다른 방식의 얘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좀 더 긴밀한 의견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개헌론이 여권 내부의 갈등에 불씨만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원 총장은 “개헌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정치 그룹들은 없지 않느냐”며 “권력 구조의 내용이라든지 아니면 추진 방식 이런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논의도 안 해보고 포기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김무성 원내대표가 전날 ‘당내 입장 정리를 위한 절차를 밟겠다’며 사실상 의원 총회를 소집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에 대해 “지금 혼란스런 이 문제를 가닥을 잡기 위한 최소한의 순리적인 입장”이라고 거들고 나섰다.
    그는 개헌방향에 대해서는 “분권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 총장은 그 이유에 대해 “지금 대통령의 권력 집중이 심각하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임기 후반마다 집권당에서 대통령이 탈당을 해야 되고, 또 국정의 운영 자체가 임기 후반으로 가면서 문제가 많이 됐다”며“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권한을 내각, 그리고 국회, 지방 정부 이렇게 제도적으로 분산을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현행 헌법과 민주주의 정신에만 충실해도 권력 집중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그것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하승 고하승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