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절친' 천신일, 檢의 검 받을까

    정치 / 고하승 / 2010-10-31 12: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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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26억 직접 전달"" 진술 확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높아"
    [시민일보]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 동문이자 절친한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한 검찰 구속 수사여부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동열)는 최근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I공업 이모 대표로부터 "2008년께 수차례 천 회장 자택을 찾아가 26억원을 직접 전달했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 천 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검찰은 26억원이 천 회장 자녀 3명 명의로 사들인 I공업 등 3개 업체의 주식대금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 대표 진술 신빙성 확인을 위해 돈이 전달된 당시 I공업의 입출금 기록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천 회장이 I공업의 사업과 관련해 로비를 해주는 대가로 26억원을 포함해 총 40억여원의 현금과 주식, 상품권, 건축자재 등을 수수한 것으로 판단, 일본에 체류 중인 천 회장을 강제 소환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특히 검찰은 천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앞서 천 회장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정관계 로비 수사 당시에도 한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된 바 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적다"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만약 이번 수사팀이 천 회장에 대해 영장을 청구한다면, 발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박 전 회장 수사 당시 천 회장은 국내에 체류하면서 사업활동 및 고려대 교우회 활동 등을 활발히 벌이는 등 동선이 구체화됐으나, 최근 천 회장의 모습은 '도피'에 가까워 법원이 '도주 가능성'을 높게 판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천 회장은 특수부의 수사가 자신에게 겨냥되던 시점에 허리 디스크 치료 등의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한 뒤 현재 일본에 체류하면서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현재 국내에 있는 천 회장 변호인 측을 통해 간접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정확히 천 회장이 일본 어느 도시에서 어떤 방식으로 머무르고 있는지, 정확한 귀국 시점이 언제인지조차 확인을 못하고 있다.

    모 변호사는 “박연차 전 회장 수사 당시에는 검찰이 천 회장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 물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지만, 이번 수사에는 I공업 고문활동 내역, 주식 매매 정황, 뇌물 공여자 진술, I공업 입출금 내역 등 혐의를 구체화할 충분한 근거가 확보됐을 뿐만 아니라, 박연차 전 회장 수사에서 천 회장은 수사 본류에서 파생된 2차 수사였지만, 이번 특수부의 수사는 최종 종착역을 천 회장으로 잡고 장기간 내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천 회장 구속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8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세중나모여행 본사와 서초구 서초동 사무실에 수사관 등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자료 등을 압수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 직전에 천 회장의 법률대리인에게 세번째 소환을 통보했지만, 천 회장은 검찰의 통보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사실상 '최후통첩'이었던 세번째 소환요구에도 천 회장이 불응하자, 검찰은 즉각 압수수색을 감행했으며, 현재 압수한 자료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검찰이나 법원도 대통령 친구라고 해서 봐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이를 ‘선동격서’ 전략이라며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권력의 최실세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한 수사를 한다고 요란법석을 떨고 있다"며 "마치 성동벽서의 전법을 검찰이 구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최고위원은 "천신일 수사를 병행하면서 검찰은 야당에 대해서 전무후무한 정치탄압수사를 가해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검찰이 야당에 대해 가해올 가혹한 현미경과 몽둥이를 수반한 수사에 대해 만반의 태세를 우리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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