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4.27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분당을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8일 작심한 듯 마음에 담아두었던 불만의 소리들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강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정운찬 전 총리 전략공천설에 대해 “그것은 정말 우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작 본인들은 분당을과 아무 연고도 없고, 또 내용도 아는 게 없고, 출마할 의사도 전혀 없는데 밀실에서 어떤 사람들이 이 사람 한번 띄워보고, 저 사람 한번 띄어보고, 괜히 그러는 것”이라며 “이것은 밀실정치고, 비민주적인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강 전 대표는 “당을 위해서 이렇게 방향을 정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특정인이 들어오면 ‘아이고, 이거 뭐, 비중 높은 사람이 들어와서 내 장래에 무슨 지장이 있나 없나’ 이런 차원으로 보는, 일종의 공작정치 비슷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날 홍준표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으로서는 너무 쉬운 지역구인데, 당 대표까지 하신 분이 좀 어려운 지역에 헌신해 주셨으면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저의 비중을 높게 봐주시는 말씀 같기도 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지역주민하고의 연고라든지 이런 것을 전혀 따지지 않고 아무 데나 가서 왔다 갔다 하면 철새다. 그리고 잘못하면 낙하산이다. 그것은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정두언 최고위원이 최근 ‘분당을은 전략공천이 필요하다, 우리당이 유리한 지역이니까 새로운 인물을 한번 영입해보자’는 요지의 언급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강 전 대표는 “떳떳한 정당이면 공천심사위원회가 앞으로 구성될 것 아니겠느냐?”며 “어떻게 보면 재판부는 아직 구성도 안 됐는데 뒤에서 이런 것은 되고, 이런 것은 안 되고, 얘기하는 것 그 자체가 절차를 위배하고 일종의 월권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최고위원들이 심사하고 싶으면 나중에 가서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누가 결정돼서 올라가면 그때 그분에 대해서 찬성, 반대를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또 그는 ‘혹시 회전문 공천이라든가 낙하산 공천 같은 게 이루어지면 무소속으로도 나가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틀 생긴 정당이 아니고 집권당인데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서 공정하게 한다면 그런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분당을 지역을 ‘한나라당 텃밭’, ‘쉬운 지역’으로 보는 것에 대해 “지난번 지방자치선거 때도 봤지만, 어디 쉬운 지역이 있겠느냐?”며 “어느 지역은 쉬우니까 무슨 낙하산 인사를 해야 된다, 말은 무슨 신선한 인물을 영입한다고 그러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어느 어느 지역이라도 다 경쟁력이 있고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공천을 해야 된다, 분당이라고 그러면 분당에 우리 주민들이 상당히 자존심도 강하고, 명품도시라는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데, 아무나 여기 낙하산을 떨어뜨려가지고 무조건 찍어달라고 한다고 찍어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민심을 두려워 할 줄 알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강 전 대표는 스스로를 ‘분당 신도시 토박이’라고 말한다. 분당에 신도시가 막 형성 될 당시인 15년 전에 구미동으로 이사와 지금까지 그곳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강 전 대표는 분당을 지역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제가 여기에 보궐선거 있을 줄 알고 15년 전에 이사 왔겠느냐?”며 “분당 우리 주민들 자존심이 대단하다. 명품도시라고 생각하고 있고, 어느 정도의 품위와 권위의 지위를 비중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 와줬으면 좋겠다, 그것도 낙하산, 이런 건 싫다, 그것은 지방자치선거 때 지난번에 입증이 된 거다. 그런 것을 원하기 때문에 제가 그러면 이번에 딱 맞구나, 그래서 출마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그동안은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 당대표, 원내대표, 부총리, 최고위원 출마하느라고 중앙정치에 많이 치중을 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데는 관심이 없다”며 “분당 을을 위해서 생활밀착적인 그런 정치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전 대표는 최근 주요 이슈로 떠오른 개헌문제에 대해 “87년 체제 이래 개헌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식을 하지만, 당내 4년 대통령 중임제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분권형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공감대가 빨리 이루어지겠느냐”며 “그래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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