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개헌논란과 관련, ‘개헌을 원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발의하라’는 지적이 최근 여야 정치권 인사들에 의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은 16일 “대통령은 개헌을 바람직한 것으로 얘기하지 않았느냐.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것은 대통령이 나서서 주도적으로 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후 ““그동안 개헌이 9차례 있었는데 그중 2차례만 의회에서 발의했고, 나머지는 전부 대통령이 발의했다. 물론 당시 개헌 동기는 상당히 다른 것이지만 그렇다 해도 이명박 대통령이 개헌이 필요하다는 본인의 소신이 있다면 그것을 의회에 맡겨서 해봐라, 이러면 안 된다 그러면 해봐서 되면 좋고, 안 되면 그만이다, 이런 태도인 셈인데 그래선 개헌이 안 된다. 정말 개헌을 원하면 대통령이 발 벗고 나서서 국민 앞에 개헌의 필요를 진실성 있게 설득을 하고, 의회도 설득하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안에서 (개헌론이)제기된 것이 마치 권력구조에 대한 친이-친박 간의 힘겨루기처럼 됐다. 권력구조라는 것이 결국 나눠 갖기다 보니까 이런 이상한 모양이 됐는데, 그러나 개헌자체는 필요하다”며 “21세기를 위해서라도 분권형 국가구조로 가야 되는데, 논의자체는 지금부터라도 해야 된다”고 개헌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것을 자꾸 먼 미래의 비전으로 생각하니까 자꾸 미루는데, 바로 착수했으면 좋겠다”며 “개헌특위를 구성을 해서 개헌특위에다가 논의를 맡기자”고 덧붙였다.

그는 개헌 시기와 관련, “개헌 얘기는 어쨌든 (이명박 임기내)끝내는 게 좋다”며 “국가구조 개조에 관한 개헌은 상당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이것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대표의 이상형은 내각제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아니다”라며 “권력구조는 대통령과 의회 간의 분담, 의회가 선출한 총리와의 분담제도가 적절하다”고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앞서 전날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개헌을 원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발의하라”는 입장을 밝혔고, 유시민 국민참여당 정책연구원장도 “대통령이 개헌을 발의해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