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원세훈 경질” 한 목소리

    정당/국회 / 안은영 / 2011-02-23 12: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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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일보] 한나라당 지도부와 민주당 지도부 23일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을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최근의 사태를 보면서 우리나라 최고 정보기관인 국정원의 능력과 자질을 의심하게 된다"며 "국정원을 쇄신해야 하고 그 쇄신의 출발은 국정원장의 경질"이라고 원세훈 국정원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또 "국정원 내부의 갈등이나 국정원과 국방부와의 갈등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국정원장을 내보내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 자체가 국정원장의 책임"이라며 "우리나라 모든 정보기관을 통할하는 국정원이 그 갈등을 통합하지 못하고 언론에 노출시킨 것은 국정원장이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두언 최고위원도 "홍 최고위원이 '국정원을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쇄신은커녕 정상화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국정원은 우리 국가 안보의 중추기관으로 수많은 예산과 인력을 쓰고 있지만, 지금은 시스템이 모두 망가져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전 정부의 인사를 교체한다고 무원칙하게 수시로 인사를 한 탓에 국정원의 기능이 마비상태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정몽준 전 대표 역시 "국정원이 대국민 홍보용으로 산업정보 활동을 하는 것을 알리다 보니, 실제로 국정원이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 혼란스럽게 됐다"며 "국정원이 무슨 일을 하는 기관인지 확실히 정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민주당 지도부도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파문과 관련, 일제히 국정원을 질타하면서 원세훈 국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정원을 제자리에 돌려놓을 것을 요구한다"며 "국가기관을 제자리에 돌려놓아 민주주의의 기초를 다져나가 한다"고 말했다.

    또 손 대표는 "이명박 정부 들어 대통령 개인의 참모를 국정원장으로 임명해 국정원을 권력기관화 했다"며 "국정원은 유신시절 '브로커'처럼 충성 경쟁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원내대표 역시 "우리나라 국정원은 꼬리가 길어도 너무 길다. 무능해도 너무 무능하다"며 "이제 우리나라 국정원은 '걱정원'이 됐다"고 꼬집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권을 '아마추어 정권'이라고 규정한 뒤 "아마추어들이 국정원을 좌지우지 하고 있어 큰 문제"라며 "아마추어들이 생산한 부정확한 정보를 갖고 지금까지 대북정책을 좌지우지 한 것이 아닌가"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은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원세훈 국정원장의 사퇴는 기본이고 국정원에 대한 근본적인 대수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배숙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는 같은 편, 민간인, 외국인, 그리고 국빈마저 사찰하는 '사찰 정권'"이라며 "그것마저도 서투르게 들켜가면서 사찰하는 '아마추어 정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원 국정원장은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국정원장을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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