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인사청문회는 ‘앙꼬 없는 찐빵’

    정당/국회 / 안은영 / 2011-03-17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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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 “청문회 무력화 시도” 맹비난...여당 “의혹 말고 정책청문회 하자”반박
    [시민일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연임 인사청문회가 17일 강행됐으나, 증인이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아 ‘앙꼬 없는 찐빵’ 청문회라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오늘 인사청문회는 지난 3년간 최 위원장의 업무를 검증하는 자리임에도 여야간 증인채택 문제가 합의되지 않아 증인이 한 명도 없는 청문회를 하게 됐다"며 "이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청문회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맹비난했다.

    또 김 의원은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3년 내내 방송탄압과 인사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최 위원장에게 자진사퇴를 촉구했다"며 "청와대가 3년 동안의 국민적 요구를 무시하고 또 다시 최 위원장을 임명하는 것은 우이독경(牛耳讀經)식 묻지 마 인사"라고 질책했다.

    같은당 전병헌 의원도 "여야 원내대표간 증인채택을 위해 청문회 일정을 미루자는 합의가 있었음에도 문방위 간사간의 협의에서 합의를 사실상 깨고 증인 한명 없이 청문회를 강행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한나라당의 오만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전 의원은 "최 위원장은 방송장악과 방송통제의 종결자로 낙인이 찍힌 사람"이라며 "최 위원장 임명 후 240여명의 언론인이 징계를 받고 8명 이상은 해고되는 등 5공 이래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는데, 이런 사람에 대한 청문회가 증인 한명없이 물타기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합리화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특히 "최 위원장이 연임되면 6년 동안 같은 직위에 있게 되는데, 근래 행정부의 역사를 보면 초유의 장기 국무위원이 되는 것"이라며 "임기 4년인 국회의원도 한 번 더 하려면 국민의 심판을 받는데 검증할 증인 한명없이 청문회가 이뤄진 것은 다수 당인 여당 간사의 책임이 크다"고 한선교 한나라당 간사를 비난했다.

    이어 이 의원은 "증인을 신청해 후보자를 검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함에도 한나라당이 야당이 신청한 증인을 싸잡아 비토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나라당 간사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간사인 한선교 의원은 "증인 채택이 잘 이뤄져 원만하게 청문회가 이뤄졌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민주당이 청와대측 인사, 후보자 가족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한나라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은 민주당 측과 끊임없이 접촉을 갖고 합의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결론을 못 낸 것"이라며 "여야간의 협의가 잘 되지 못했지만 최 위원장에 대한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우리는 청문회를 통해서 후보자를 검증하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같은당 조진형 의원은 "최 위원장은 3년 전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서 이미 충분히 검증이 됐다"며 "일부 의원들은 업무능력이 없다고 지적하지만 이는 일부 국민의 생각일 뿐"이라고 가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사청문회제도 자체를 고쳐 중복되는 청문회가 없도록 개정해 나가야 한다"며 "오늘 청문회는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새로운 사실도 아닌 것을 꾸짖고 캐는 자리가 되기보다는 정책에 한해서만 질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자신의 연임 인사청문회에서 언론자유를 억압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비통하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2기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통보를 받은 뒤, 일부 언론 등에서 내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 당사자라고 비판하는 것을 보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는 1964년 기자로 시작해 동아일보 정치부장, 논설위원, 편집부국장 등을 거치면서 30년간 역사의 현장을 지키는 언론인이었다. 독재정권에 항거해 고문을 당하기도 했고, 투옥되기도 했다"며 "언론인으로서 이같은 표현은 참기 힘든 모욕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리더십으로 방송통신위원회를 이끌겠다"며 "내가 2기 방통위를 이끌게 되면 공존과 배려의 문화를 확실한 전통으로 뿌리내리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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