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4.2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손학규 민주당 대표 특보단 간사 신학용 의원이 24일 거듭 ‘손 대표 분당을 출마 반대’의견을 피력했으나, 오히려 당내에서는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 경기 부천시원미구을 지역위원장 설훈 전 의원은 이날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가 대선후보로서 여당 후보에 비해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호기”라며 “손 대표는 당연히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계기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국회의원만 목표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국민감동을 줄 수 있는 기회인데 그걸 살릴 생각을 안 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학용 의원 등 손 대표 측근들이 그의 불출마를 종용하는 것에 대해 “참모들 판단이 잘못됐다”고지적했다.

문학진 의원도 "손 대표가 유일한 민주당의 카드이고, 손 대표만이 이길 수 있다"며 "손 대표 출마론을 일축한 신학용 의원의 발언이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문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 "손 대표가 나가서 수도권에서 관심을 집중시키면 전체 선거판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신학용 의원이 손 대표 출마 불가론의 사유로 ‘분당에서 진보진영이 승리한 사례가 없고 특히 보궐선거인데다 나라 안팎에 큰 이슈가 겹쳐 투표율까지 낮으면 조직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에 비해서 아주 불리하다, 승리 가능성이 없다’고 꼽은 것에 대해 “그건 패배주의적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분당을이 저희 입장에서는 매우 어렵다. 한나라당은 대구보다도 쉽다, 제 2의 강남이다, 이렇게 얘기했고 과거 선거 결과가 그래왔다. 그런데 최근에 분당 주민들의 표심의 질적인 변화를 느낀다”며 “한나라당 정권의 실정에 대한 분당 유권자들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손 대표가 거의 유일한 우리의 카드다, 그리고 해볼만하다,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손대표의 출마 불가론으로 ‘대표가 민주당 전체의 선거를 지휘해야 한다, 분당을에 출마할 경우 자칫 강원 지사라든지 김해을 같은 다른 지역의 선거운동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수도권에서 치러지는 4.27 재보선은 분당을이 유일하다. 수도권에서 손 대표 같은 분들이 나가서 관심을 집중시키면 오히려 그것이 전체 판을 붐(boom)업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손학규 대표께서 당원들과 여러 사람들의 열망을 받들어서 출마를 결심한다면 한나라당 쪽에서는 정운찬 씨밖에는 카드가 없으리라고 추측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현재 분당을 여론조사나 분위기를 볼 때 어떤 거 같으냐’는 질문에 “제가 듣고 있는 데이터들은 손 대표가 후보로 나가면 정운찬 후보하고 박빙의 승부 정도로 나오는 거 같. 아닌 경우에는 손 대표가 이길 수 있는 것으로 그렇게 나오는 걸로 듣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밖에 원혜영, 장세환 의원 및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 등도 손대표의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반면 신학용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거듭 ‘손대표 출마 불가론’을 강조했다.

또 신의원은 "손 대표 측이 분당을 히든카드를 접촉 중이라던데 아는 바가 있느냐"는 질문에 “신경민 전 MBC 앵커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신 전 앵커는 앞서 "분당 여론조사에 제 이름 나온단 얘긴 들었다"며 "제 뜻과 관련 없고 누가 뜻을 묻지도 않았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은 바 있다.

한편 손 대표는 신학용 의원이 자신의 '분당 차출론'에 강력 반대하고 나선 것과 관련, "나를 비겁한 사람으로 만드는구먼"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