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학기가 되면 학부모들이 비싼 교복값 때문에 고통당하고 있다.
실제 동작교육지원청 관내 중학교 32교, 고등학교 13교의 교복 공동구매현황 및 가격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형교복회사들이 ‘가짜’ 공동구매인 협의구매방식으로 교복값을 비싸게 책정하여 학교와 학부모들을 농락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29일 서울시 교육위원 김명신 의원실에서 교복 공동구매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시내 교육청 중 동작교육지원청을 표집조사한 결과, 해당학교의 40% 이상이 3-4개 업체와 협의구매하고 있으며 가격 차이가 두 배에 가까운 것으로 밝혔다.
또 가격담합을 조장하여 대형 교복사들의 카르텔을 보호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현재 동작교육지원청 관내 고등학교들의 협의구매 비율은 46%(동복)~30%(하복)이다.
김 의원은 “2010학년도 고등학교 동복의 경우 13교중 공동구매 7교, 협의구매는 6개교인데 최저가 13만원(성보고등학교)이고 최고가 27만9,000원(수도여자고등학교)으로 평균가격 은 18만1231원”이라며 “최하 구매가격인 성보고와 최고 구매가격인 수도여고와는 무려 14만9,000의 가격 차이가 났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수도여고가 가디건을 포함시키기 때문에 가격이 높을 수 있지만 가디건 하나로 그런 가격차가 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13개 고등학교 중 평균가격 181,231원에 비해 7군데의 학교가 낮으며, 6군데의 학교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하위가격 구매학교는 거의 입찰방식의 공동구매를 하고 있으며 상위가격 구매학교는 협의구매를 하고 있다. 협의구매 측의 교복가격이 비싼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중학교도 다르지 않아서 중학교 동복의 경우 공동구매 18개교, 협의구매 14교 (최저가 138,000 미성중학교~최고가 218,000원 중대부중, 평균가 175,938원)을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10년 11월, ‘2011 교복공동, 일괄구매활성화계획 안내 및 추진계획서 제출’이란 공문을 통해 2011 교복 협의구매시 “콘소시엄 형태가 아닌 개별 업체단위로 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일선학교의 40% 이상이 3-4개 업체와 협의구매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대형 교복사들의 카르텔을 견제하려는 제도취지와는 달리 정반대로 카르텔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일선학교가 교육청의 지시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빚어진 일이다. 학교 측에서 ‘협의만하면 한 업체가 아닌 다수업체를 선정해도 가능하다’는 식으로 업무추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청이 일선학교 보고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서울시교육청은 협의구매 현실의 심각성을 깨닫고 즉각 중지시켜야한다. 3월말, 4월초는 하복공동구매를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현재 시교육청이 협의 구매시 업자들의 횡포에 학교 측과 학부모들이 놀아나지 않도록 공문 등 지침을 내리고 향후 결과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교복공동구매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법적인 기구인 학부모회를 시급히 내실화시켜야한다. 해마다 하복 공동구매는 4월중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입생 입학식 이후 안정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데 반해 동복은 신입생 배정 등 교복공동구매 추진주체가 분명치 않으므로 매년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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