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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4ㆍ27 재보선 패배로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쇄신강풍’이 친이재오계를 강타했다.
이에 따라 차기 전당대회에서 이재오계의 지원을 기대했던 김무성 원내대표의 힘이 급격하게 빠지고, 대신 지난 대표 경선에 2위를 차지했던 홍준표 최고위원이 부상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6일 소장파와 친박계가 손잡고 `비주류 원내대표'를 탄생시키려는 움직임에 친이상득계가 가세, 결국 이재오 특임장관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안경률 의원을 낙마시키고 말았다.
실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이 주류를 대표해 결선투표에 나선 안경률 의원은 64표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기존 100명에 육박하던 친이계 중에서 이상득계 30여명과 수도권 소장파들이 대거 이탈한 셈이다.
친박계와 소장ㆍ중립그룹의 연대가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확인됐고, 여기에 이상득계가 친박계와 전략적으로 제휴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박계가 사실상 열쇄를 쥐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당내에서는 이제 ‘박근혜 대세론’이 휩쓸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8일 “오는 6월말이나 7월초에 실시될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친박계가 원내대표 경선 때처럼 수도권 소장파 및 친이상득계와 연대해 새 대표를 선출하게 될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친박계가 지지하는 인사가 차기 당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홍사덕 의원 등 친박계가 직접 당 대표 경선에 나가는 문제는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자칫 국민들에게 당권싸움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박계는 중립 진영의 인사를 선택해 지원하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신주류’로 분류되는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일단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한때 '신주류'로 불리며 힘을 받던 4선의 중진 의원이지만, 최근 거리를 두고 있는 친박계가 힘을 얻음에 따라 상당히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김 전 원내대표가 지난 6일 "지난 1년간 청와대의 지시를 한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이를 의식한 때문이다.
실제 김 원내대표는 당시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현안 처리에 있어 (김 원내대표가)청와대의 의중을 반영했다는 의견이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저에게 '신실세',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권력의 실세란 대통령과 대화를 많이 하고 자주 만나야 한다"면서 "저는 대통령과 독대한 적이 한 번도 없다중요한 법안처리 협상 과정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으로부터도 일방적인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청와대와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홍준표 최고위원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에서 내리 4선에 성공해 수도권 대표성을 갖고 있는 그는 박 전 대표가 당대표 재임시절 현재의 당헌당규를 함께 만든 인연이 있다.
특히 그는 최근 “지금은 박근혜 시대”라며, 자신을 ‘박근혜의 보완재’로 비유하는 등 친박계를 향해 노골적인 손짓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가 수도권 소장파들과 손을 잡을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초ㆍ재선 소장파 의원 33명들의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 측은 "민의를 반영하는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최대 목표"라며 ‘젊은 대표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소장파들은 남경필, 나경원, 정두언 의원 등을 새 대표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친박계 일각에서는 이들의 과거 행동에 비춰봤을 때 이들을 믿을 수 없다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고립무원 상태에 빠진 친이재오계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이재오계가 비록 사면초가에 빠졌지만, 그 단단한 결속력이 확인된 것 아니냐”며 “그들이 힘을 모을 때 결코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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