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KBS 수신료 인상안을 놓고 여야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29일 인상안 처리를 막기 위해 오는 30일 자정까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석 및 회의장을 점거키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문방위 회의장에서 최고위원회의·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문방위 민주당 간사 김재윤 의원은 "KBS 수신료 인상안을 날치기 처리되도록 둘 수 없다"며 "30일 자정까지 국민의 이름으로 문방위 회의장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난 1년반동안 KBS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KBS 수신료 인상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민주당이 있는 한 수신료 인상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먼저 해야 할 일은 미디어렙이다. 이틀 뒤면 종편이 시장에서 수주 경쟁으로 광고 시장을 쓸어갈 것"이라며 "먼저 해야 할 것은 미디어렙이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수신료 인상"이라고 주장했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KBS 수신료 인상안은 본회의 통과 안건이기 때문에 문방위에서 날치기 처리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라며 "이러한 사실을 잘 아는 한나라당 소속 문방위원들이 날치기 처리를 시도하려고 하는데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다른 꿍꿍이가 있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이는 미디어렙 법안을 처리치 않으려는 것"이라며 "종편이 출범하면 우리나라 방송의 공정성, 시장의 질서를 송두리째 깨드린다. 어떻게 해서든지 미디어랩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소속 전재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가능하면 물리적 충돌을 막으려고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들어가 밀치고 당기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다"며 "일단 의안이 상정되면 국회법 절차에 따라 논의할 것은 논의하고 의결할 것은 의결할 것이다. 몸싸움은 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위원장석 점거에 대해 "물리력을 사용해 정상적인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사실에 대해 원활한 의사일정과 상호간 대화 및 중재를 위해 노력한 위원장으로서 유감"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은 문방위 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위원장석 점거를 풀고 정상적인 의사일정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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