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에이스’ 김수경 ‘부활 찬가

    야구 / 관리자 / 2011-08-21 13: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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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할 수도 있겠다 생각했었지만… ”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러다 은퇴할 수도 있겠구나, 그만 둘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었다. 그러나 1군에 올라온 뒤 부정적인 생각을 버렸다.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왕년의 에이스’ 김수경(32·넥센 히어로즈)이 ‘부활 찬가’를 부르고 있다.

    1998년 넥센의 전신 격인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김수경은 데뷔 첫 해 12승 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76의 화려한 성적을 거두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1999년에도 10승을 따냈던 김수경은 2000년에는 18승 8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 팀 선배인 정민태, 임선동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오르며 현대의 ‘투수왕국’을 구축했다.

    김수경은 2001년 6승 6패 평균자책점 5.20으로 주춤했으나 2002~2004년 꾸준히 10승 이상씩을 수확했다. 2005년과 2006년 7승(7패), 4승(7패)에 그쳤던 김수경은 2007년에는 12승7패 평균자책점 3.88로 건재함을 보였다.

    그러나 2008년 3승 6패를 기록하는데 그친 김수경은 2009년 6승 11패 평균자책점 6.67을 기록한 이후에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통산 111승(95패 3세이브)에서 멈춰서있다. 2009년 9월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동안 3실점을 기록하고 선발승을 거둔 것이 마지막이었다.

    지난해에는 아예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 4월6일 대구 삼성전에 등판한 것이 유일한 등판이었다. 잔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부상에서 회복된 이후에도 구위가 떨어져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긴 시간을 2군에서 보낸 김수경은 지난 6월10일 1군에 복귀했다.

    김수경은 1군 복귀 이후 중간계투로 나서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중간 계투로 나서면서도 긴 이닝을 소화하던 김수경은 8월11일 롯데전에서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4월6일 대구 삼성전 이후 491일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첫 선발 등판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3⅔이닝 동안 7피안타(2홈런) 3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19일 김수경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선발로 예고됐던 김성태가 경기 직전 마운드에서 연습 투구를 하다가 오른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김시진 감독은 주로 급히 김수경을 투입했다.

    김수경은 5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5-4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갑작스러운 등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다. 김 감독은 “갑작스럽게 김수경이 등판했는데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김성태가 오른 어깨 대원근이 파열됐다는 소견을 받아 선발 한 자리가 비게 되자 김 감독은 아예 김수경을 고정 선발로 쓰기로 했다.

    김수경은 19일 등판을 떠올리며 “한동안 중간계투로 나가다보니 빨리 몸을 푸는 것에 익숙해져있더라. 급하게 올라가기는 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수경은 힘들었던 2군 생활을 떠올리며 “가족들과 떨어져있어야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의욕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였다”라며 “의욕이 떨어지면서 이대로 그만둘수도, 은퇴할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1군에 올라오면서 괜찮아졌다”는 김수경은 “아무래도 2군에 있으면 집중이 덜 되게 마련이다. 1군에 오니 다시 집중하게 되더라. 1군에서 부딪히면 새로운 문제점도 찾을 수 있다. 점차 보완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수경에게 가장 힘을 주는 것은 가족이다. 특히 지난 5월10일 결혼 5년만에 얻은 첫 아들 유한군이 김수경에게 큰 힘을 주고 있다.

    아들 이야기에 환한 미소를 지은 김수경은 “아들이 있으니 힘이 난다. 2군에서는 커가는 모습도 보지 못하고 힘들었는데 지금은 너무 좋다”라고 전했다.

    자신이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부정적인 마음을 털어버린 덕분이라며 “아들 덕분에 늘 좋은 기분으로 야구장에 나온다. 부정적인 생각을 완전히 버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수경은 “아들이 ‘복덩이’다”라며 “아들이 태어나고 한 달 만에 1군에 올라왔고, 선발 기회까지 얻게 됐다. 정말 복덩이”라며 다시 한 번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김수경이 자신의 공에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19일 등판 때 김수경의 직구 최고 구속은 138km에 불과했다.

    “옛날 생각을 하면 안되는데 자꾸 생각을 하게 된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친 김수경은 “구속이 더 올라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시속 2km 정도는 더 나와야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수경은 “더 나올 것 같은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오르지를 않는다. 우선 내가 던질 수 있는 공을 던지며 타자를 상대하고 있다”라며 “최선을 다해 1군에 계속해서 남는 것이 목표다. 1군에서 뛰면서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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