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민투표에 대해 한나라당 지도부는 결국 ‘올인’하는 길을 택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이번 주민투표는 투표장에 안 가는 것이 주민투표를 하는 것”이라며 투표거부 홍보전에 나섰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23일 민주당 등 야권의 투표반대 운동과 관련, "투표율 미달로 (개함을) 무산시키려는 민주당의 반민주적인 작태는 우리가 전력을 다해 분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내일까지 적극적인 투표 참여운동을 통해 반드시 투표율이 33.3% 이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이틀 전 여론조사를 보면 단계적 무상급식, 오 시장의 안을 지지하는 비율이 투표참여 의사층에서 무려 75%에 달하고 있다"며 "오 시장의 안이 옳다고 하는 서울시민의 여론이 있음에도 투표거부 운동으로 투표율 33.3%를 넘기지 못해 투표가 무산된다면 이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대표는 특히 "민주당은 '나쁜 투표, 착한 거부' 운운하면서 투표를 거부하고 있는데 전면 무상급식이 선(善)이고 단계적 무상급식이 악(惡)이라면 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느냐"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34개 나라 중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나라는 스웨덴과 핀란드 딱 두나라 뿐이지 않느냐"고 야당의 투표 불참 운동에 대해 비판했다.
또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민투표 결과와 시장직 연계와 관련, "오 시장의 결단이 옳은지, 그른지는 차치하고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걸고 난 이후에 투표장에 가겠다고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투표참여 운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황우여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야당은 나쁜 투표라며 투표하지 말라고 하는데 민주주의의 기본은 투표"라며 "투표를 나쁘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나쁘다 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은) 투표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낙인을 찍을 것인지 궁금하다. 당당하게 투표하도록 독려하는게 공당"이라며 "투표율이 저조해 많은 세금을 투여해 주민의 뜻을 묻고자 하는 투표가 무산되면 모든 정치적 책임은 야당이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이번 주민투표는 투표장에 안 가는 것이 주민투표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통과돼서는 안될 백해무익한 나쁜 투표에 불참해서 우리 아이들의 밥그릇을 지키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투표에 불참해야 하는 7가지 이유에 대해 ▲가난한 아이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낙인 투표 ▲현재 무상으로 급식을 받고 있는 학생들에게 밥값내기를 강요하는 징수투표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의무교육의 하나인 학교급식을 부자급식으로 매도하는 이원투표 ▲수해피해자들의 한숨과 눈물은 제쳐두고 정치놀음에만 올인하는 무책임한 시장의 뻘짓 놀음 ▲복지수준 최하위인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현실을 외면하고 복지를 포퓰리즘으로 매도하는 선동 투표 ▲소득수준으로 아이들을 편가르는 차별급식임에도 불구하고 단계적 급식으로 둔갑시킨 위장투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잘 기획된 연줄 투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 시장은 지금껏 타고난 연기로 서울시장까지 왔으나 이제 착한 시민들의 착한 거부로 오기 정치를 종식시켜야 한다”며 “나쁜 시장의 나쁜 투표를 착한 시민들의 착한 거부로 아이들의 밥그릇을 지켜주시고 엄마와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투표불참을 호소했다.
특히 그는 “정부여당이 공권력을 이용해 이번 주민투표에 불참할 경우 마치 불이익이 있을 것처럼 암시해서 주민투표를 독려한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서울시 장병들에게 외출을 제안한다는 제보도 있다. 민주당은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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