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5일 안 교수의 출마가능성에 대해 “본인의 결심만 남았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은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아직 고민중이라고 하니까 하루 이틀 더 기다려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먼저 안철수 교수가 ‘윤 전 장관이 인터뷰에서 많은 말을 했는데 솔직히 이제는 더 말씀 말아달라고 부탁도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누군가 그런 보도가 나가면, 제가 발끈 화를 내서 안 교수와 제 사이가 멀어질 것을 계산한 분이 계시는 것 같은데 그런 일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안 교수는 자신의 일로 인해서 제가 인터넷상에 많은 중상모략을 받고 있으니까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건 신경 쓰지 말라고, 한국 정치 풍토가 그런 걸 처음 아냐, 그냥 그러고 말았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자신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대통령 선거본부서 선거전략을 맡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저는 이회장 총재 대통령 선거에 관여한 일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총재를 초기에 보좌한건 사실이지만 대통령 선거 1년 석 달 남짓 내놓고 곁을 떠났다”며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 역할을 했지만 대선 기획이나 집행에 가담한 일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안철수 교수를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안 교수가 보여준 공적 헌신성”이라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은 “청춘콘서트에 열광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공통적인 대답이 안 교수가 전에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했다. 젊은 사람들 표현이, 떼돈을 벌 수 있는 일인데 돈을 벌지 않고 7년동안 무료 공급을 했다, 자기들은 그런 예를 본 일이 없다는 거다.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많은 감동을 받고 있고 이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는 거라 생각한다”며 “젊은 사람들은 그런 공적 헌신성을 국가 지도자나 정치인들에게서 보고 싶어 하는데도 그런 모습을 안 보여주는데 사적 존재인 안 교수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니까 크게 감동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철수 교수를 통해 '희망이 없는' 한나라당과 '대안이 못되고 있는' 민주당을 대체할 수 있는 '제3 지대'를 만들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누구라도 대안을 만들고 싶지 않겠느냐”면서 “기존의 정당들이 오랫동안 실망시키고 절망시키니까 많은 국민들이 새로운 인물, 세력을 갈망하는 것 아니냐. 청년들이 안 교수에게 열광하는 것도 안 교수의 개인적으로 훌륭한 자질도 있지만 갈증이다. 누군가 변화를 이끌어 줄 사람, 세력을 갈망하는데, 안 보이는데 안철수 교수라는 분이 보이니까 그 분을 향해서 이런 갈증을 해소해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또 윤 전 장관이 전국 25개 도시를 순회하는 ‘청춘콘서트’를 기획해 안 교수가 자연스럽게 대중들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과 관련, ‘선거 기획의 일환이었느냐’는 물음에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처음에는 전혀 이것저것 복잡한 계산한 거 아니다. 안 교수와 박경철 원장 두 분이 3년 전부터 대학을 순회하면서 절망 속에 몸부림치는 대학생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하는 대담을 쭉 했다. 그것을 조금 확대하고 성격을 보완하는 그런 게 청춘콘서트다. 그것을 제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그치지 말고 조금 더 확대해서 대학생만이 아닌 청년층으로 확대하고 내용도 한 발짝 더 나가자 하는 제안을 했던 것이고, 두분이 흔쾌히 받아들였기 때문에 콘서트를 준비 했다”며 “그걸 준비하는 데는 많은 인력과 인프라가 있어야 하는데 두 분이나 저나 그런 게 없으니까 평화재단에 많은 실무인력이 있어서 재단의 이사장이신 법륜스님에게 인력을 지원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인력을 많이 지원 받아서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에서는 공보비서관, 노태우 정부에서는 정무비서관, 김영삼 정부에서는 청와대 공보수석과 환경부 장관을 지내는 등 여권과 깊은 연을 갖고 있으면서도 ‘한나라당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보시는 거냐’는 질문에 “제가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들에게 (한나라당이)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다 알고 잇는 것 아니냐”며 “한나라당이 집권당이면서 다수당이다. 강력한 집권당이지만 자기들 스스로를 ‘봉숭아학당’, ‘동물농장’ 이렇게 얘기를 하면 어떻게 국민들이 집권당을 믿고 자신들의 미래를 맡길 수 잇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전 장관은 ‘그동안 정치권 바깥에서는 신선한 충격을 줬지만 막상 정치권에 입문해서 큰 어려움을 겪은 분들이 있다. 예를 들어 유한킴벌리 대표를 지낸 문국현 전 의원도 그렇고 총리를 거쳐 현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으로 계신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안철수 교수도 비슷한 사례가 되는 것은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분들과 안 교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그 분들에게 수많은 청년들이 언제 열망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느냐. 그 분들과 안 교수와는 평균적으로 비교할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내년도 대선 유력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움직일 경우에도 안 교수의 승산이 높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본다”며 “다 예상해봤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영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저희가 두려워 할 영향은 아니다 이렇게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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