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현상은 기존 정당 불신 탓”

    정치 / 안은영 / 2011-09-06 11: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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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문재인 박찬종, 이구동성...향후 행보 예측은 제각각

    [시민일보]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안철수 현상’에 대해 조국 서울대 교수와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 박찬종 변호사는 6일 이구동성으로 ‘기존 정당에 대한 국민 불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조 교수는 안철수 원장에 대한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문 이사장은 야권과의 ‘후보 통합’을, 박 변호사는 ‘독자 출마’를 역설하는 등 상당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조국 교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안철수 바람’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야당이든 여당이든, 보수든 진보든 간에 기존정당들이 지금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꿈과 고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오세훈 시장이 자신의 대권욕 때문에 아이들 밥그릇 문제를 연계 시켜서 주민투표를 한 것 아니냐. 또 한편에는 법적인 논란이 있었던 곽 교육감이 별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 아니냐”며 “이 두 현상을 보면서 (서울시민들은)대체인물, 대체세력으로서 안철수 선생을 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안철수 선생 개인에 대해서만 알고 있을 뿐이지 그 주위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문제다, 확인해 봐야 한다, 안철수 선생이 아무리 훌륭한 분이라 하더라도 어떤 분과 함께 시정을 이끌어 갈 것인지는 당연히 검증되어야 한다, 그분이 정치권 바깥에 있다면 그 문제는 아무런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안에 들어오시려고 하시기 때문에 그 경우에는 검증대상”이라고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안 교수께서 나오시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이제 누구와 같이 끌고 나갈 건지는 얘기를 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조교수는 안철수 원장과 박원순 상임이사의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 “두 분이 인품에 있어서는 아주 훌륭한 분이시기 때문에 서로 셈법을 두고 주판알을 튕기고 이런 식의 단일화는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철수 원장이 “박원순 변호사의 출마의 뜻이 확고하면 내가 양보할 수도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조 교수는 “박원순 이사도 그런 자세를 갖고 계실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양쪽의 지지세력다. 지지세력은 또 다르게 생각할 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일화 문제에 대해 ▲투명성 ▲공정성 ▲확장성 등 3가지를 제시하면서 “이런 세 가지가 유지되는 그런 단일화 과정이야말로 실제 진보개혁진영이 또는 한나라당의 실정을 심판하는 의미가 있는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보단일화 방식에 대해 “경선절차와 경선규칙을 서로 합리적으로 만들어서 경선을 하는 방안이 하나 있을 것이고, 경선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미리 사전 양보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한 사람은 후보를 맡고 또 한 사람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방식도 가능하다는 것.

    정치권 일각에서 ‘박원순 시장, 안철수 대통령’ 시나리오가 트위터를 중심으로 흘러나오는 것에 대해 조 교수는 “너무 성급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상상력은 자유지만, 일단 서울시장 선거에 집중하고, 그 성과에 기초하고 또 새로운 논의를 하는 것이 맞다, 그게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이사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전날 야권통합을 추진하는 시민사회 원로들 모임인 원탁회의 인사들과 야4당 대표가 모인 것에 대해 “당장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위해서 야4당과 시민사회가 한나라당에 맞설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그런 절차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통합후보, 또는 단일후보, 또는 범시민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통합경선의 틀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철수 원장이 단일후보 틀에 들어올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야권통합후보의 대상이 될 만한 분”이라며 “그분도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출마를 고민한다, 그렇게 하셨다. 그렇다면 출마할 경우에 당연히 범시민 야권단일후보 그 선출 절차에 참여해서 함께하게 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통합후보를 낼 수 있느냐, 낸다면 누굴 내느냐 하는 것이 아무래도 이번에 혁신과 통합 또 원탁회의에서 작업에 첫 번째 관문이 될 것 같은데, 정치권 바깥에서는 민주당이 먼저 경선에서 후보 뽑아서 바깥에 있는 사람하고 경선 거치는 과정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냥 통합경선하자는 그런 입장인 것 같고, 민주당내 이른바 비주류로 알려진 천정배 최고위원이라든가 정동영 최고위원은 당내 경선에서 후보를 선출한 다음에 바깥의 후보들하고 경선하자, 이런 주장을 하는 것 은데, 어느 족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우선은 야4당하고 시민사회가 통합후보 또는 단일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그런 절차를 마련하게 될 건데 그걸 통합경선이라고 부르는 거다. 물론 그 절차와는 별도로 정당별로 당내 예선 성격의 당내 경선을 먼저 할 수도 있다. 그래서 통합경선을 원샷으로 하게 될지 아니면 이제 당내 경선을 먼저 한 다음에 통합경선을 하게 될지 이건 각 정당이 합의에 따라 정할 일”이라며 “양자 간에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같은 경우는 많은 후보들이 한꺼번에 통합경선에 나서는 것이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테면 컷오프 성격의 당내 경선을 먼저 해야 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후보가 처음부터 아주 소수로 압축이 된다면 굳이 당내 경선을 먼저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문 이사장은 안철수 원장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되는 걸 막아야 된다, 그런 차원에서 출마를 고심하셨다고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범시민 단일후보 선출 틀에 같이 들어와서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만약에 그분이 거기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인 길을 걷는다면 우리 범시민단일후보, 또 독자후보, 한나라당 후보, 이렇게 나누어지게 돼서 자칫 잘못하면 한나라당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줄 그런 걱정도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후보 지원여부에 대해 “통합후보가 선출이 되면 그 통합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저도 개인적으로 도울 수 있는 일을 도울 거고, 그 다음에 혁신과통합에서도 조직차원에서 도울 일 있으면 최대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종 변호사= 지난 1995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던 박찬종 변호사는 이날 BBS 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 안철수 원장의 높은 지지율과 당시 상황에 대해 “강력한 여야 정당이 있다는 조건은 비슷한데 여러 가지 상황은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95년이면 16년 전인데 그 때보다도 국회 사정이 아주 나빠졌다. 여야 투쟁장이 되고 각 당은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 계속 민실 야합, 돈 공천 소리가 들려오고 국회가 제 할 일을 팽개치고 있고, 이런 사정 때문에 국민들이 제도권 정당과 국회와 국회에 대해불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철수 원장과 박원순 이사가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지지율에 있어서 잠재적 폭발력은 안철수 교수가 월등하기 때문에, 저는 안철수 교수가 순수 무소속으로 나와라 이거다”라며 “정당이 지방 자치를 망쳐놓은 것에 대해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면 그 자체로 경고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안철수 교수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저 막연히 제도권 정당과 국회가 신뢰를 잃고 있으니까 내가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 서울시에 여러 가지 바꿀 게 많다, 내가 한번 해보겠다, 이런 생각만 가지고 나가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제도권 정치에 대해 구조적으로 불신하고 좌절감을 갖는 근본 이유가 국회와 정당들이 제 할 일을 제대로 안한다, 제 할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에 손때고 여의도로 쫓아내자 이거다. 그런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문제를 언급하면서 “같은 사안을 경기도는 투표 안하고 해결했다. 저는 이번에 투표를 안했다.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기분이 나빠서 안했다. 도대체 직접 선거비로 182억이나 쓰고 찬성 반대에 엄청난 돈을 쓸 만할 일이냐 이거다. 투표용지에 써 있는 안을 봤다. 1안은 오세훈 안이고 2안은 오세훈 반대 안인데 제가 보기에는 1.6년 차이밖에 없다. 오세훈 안대로 하면 1년 반 뒤에는 어느 수준까지 순차로 다 급식하는 것이고, 제 2안을 보면 금년 연말까지 하자는 이야기다. 이걸 가지고 천하가 뒤집혀 지듯이 진보 보수 논쟁이 붙고, 여야 정당이 붙고, 급기야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까지 일어난 이런 국가적, 국민적 낭비가 어디 있느냐”며 “이걸 보고도 안철수 교수가 정당과의 연대에 기웃거리는 것은 옳지 않은 태도”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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