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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최근 정국을 강타한 안풍(安風, 안철수 바람)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범여권 무 소속 후보대 범야권 무소속 후보의 대결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기존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을 확인한 법제처장 출신의 이석연 변호사와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 등 시민운동 출신 인사들이 여야 입당을 거부하며 ‘시민후보’를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한나라당 후보와 후보단일화 논의 의사를 밝히면서도 한나라당에 입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고, 박원순 변호사 역시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에는 야당들과 보조를 같이하면서도 민주당 입당 제의에 대해서는 일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집권당과 제1야당이 모두 후보를 내지 못하고 무소속끼리 대결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게 됐다.
◇범여권 후보 논의= 최근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석연 변호사는 18일에도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날 이변호사는 “내가 한나라당에 입당해 경선에서 뽑힌다 해도 시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입당하면 저도 죽고 한나라당도 죽는다. 하지만 범여권 후보 단일화에는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나경원 의원은 "야당을 따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당밖 여권인사와 후보단일화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강력 반대했다.
이에 따라 범여권 후보단일화 성사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능성을 높이 보는 쪽은 이 변호사의 출마 결심 배경에 홍준표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홍 대표는 지난 15일 저녁 주호영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이 변호사에게 보내 경선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변호사는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중도 보수세력을 아우르는 범여권 후보라면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고, 홍 대표에게는 전화로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홍 대표는 한나라당 내부에서 1단계 당내 경선을 치르고, 2단계로 당밖 인사인 이변호사와 경선을 치르는 방식을 의중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나경원 의원 쪽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나 의원 측은 홍대표가 이변호사를 끌어들인 것에 대해 ‘나경원 견제를 위한 카드’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앞서 나 의원이 지난 16일 “여당이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지 야당을 따라 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책임 있는 정당으로서 후보 선출 절차를 놓고 왔다 갔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쏘아 붙인 것도 홍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비판이 일자 김정권 사무총장은 "이 전 처장을 반드시 입당시키겠다. 2단계 경선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모든 세를 합쳐 한나라당 안에서 `범여권 후보'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10월4일로 당 서울시장 후보선출 일정을 확정한 만큼 이 전 처장이 `범여권 후보'로 나서려면 먼저 입당을 하라는 요구인 셈이다.
하지만 이 변호사는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각 정당들이 후보를 내지 않고 당밖 인사를 지지해 당선시켰던 사례를 거론하면서 "이 같은 방식을 활용한다면 사실상 한나라당 후보도 되면서 범 시민단체 후보도 되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에 따라 이 변호사가 끝내 한나라당 입당을 거부할지, 또 2단계 경선을 치를 경우 나경원 의원이 당내 경선에 나설 것인지 여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범야권 후보논의= 범야권 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변호사가 민주당 입당 제의를 거절함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는 1차 당내 경선을 실시하게 된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맥빠진 경선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 당시만 해도 자천타천 거론됐던 민주당 후보들이 무려 10명이 넘었으나 안풍으로 인해 한명숙 전 총리가 불출마 선언하는가 하면, 김성순 서울시당위원장, 이계안 전 의원, 원혜영 의원 등이 모두 중동에 포기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오는 25일 천정배 최고위원, 박영선 정책위의장, 추미애 의원, 신계륜 전 의원 중에서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와 박 변호사의 단일화를 내달 초 시도한다는 방침이지만, 당내 경선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는 많이 떨어져 버렸다.
더구나 손학규 대표가 최근 "민주당이 없는 정치, 서울시장 선거는 있을 수 없다"며 "민주당 단일후보가 서울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박 변호사가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민주당에 입당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야권단일후보로 박 변호사로의 ‘쏠림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민주당은 당내 경선이 자칫 ‘들러리 이벤트’로 전락할까봐 전전긍긍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당과 당내 경선 후보들은 18일 마포구청에서 제1차 합동연설회를 갖고 19일에는 노원구민회관에서 2차 연설회를 개최며, 이후 20일 오후에는 고양시 일산 MBC 스튜디오에서 첫 TV토론을 실시하는 등 국민의 관심을 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내 경선 후보들의 각오가 대단하다.
지난달 말 무상급식 주민투표 개표가 무산된 이후 곧바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면서 가장 먼저 출마 의지를 밝힌 바 있는 천정배 최고위원은 "민주개혁진보 세력과 시민사회를 통합하는 후보가 되기 위해, 새로운 서울시를 만들 혁신시장이 되기 위해 출정을 선언한다"고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의 신계륜 전 의원도 "위기에 빠진 민주당을 위해 한 톨 밀알이 되는 심정으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신 전 의원은 또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싸고 자당 후보 내는 절차도 그렇고, 후보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근심과 걱정이 많다"면서 "저는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는다. 동교동계로도, 친노로도 부르지 않는다.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인영 최고위원 및 일부 당직자 등 젊은 인사들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고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거부할 수 없는 순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 왔다고 느꼈기에 이 자리에 섰다"고 출사표를 던진 심경을 밝혔다.
그는 또 "'엄마서울'을 만들고 싶다"며 "방과 후 엄마교실을 통해 학원으로 내돌려지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고 사교육비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무상급식·보육도 차근차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후보 등록을 마친 추미애 의원도 "국민들은 정치도 바꾸고 서울시도 바꾸라고 한다"며 "변화 열망을 담는 새로운 그릇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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