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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손꼽히는 뮤지컬 '캣츠'의 매력은 무엇보다 배우다. '오페라의 유령'의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63)의 음악도 빼놓을 수 없으나 배우들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특히, 약 2시간20분간의 러닝타임 동안 무대는 물론 객석 1, 2층 사이를 휘젓는 20여 앙상블의 활약이 중요하다. 70분간의 1막이 끝난 뒤 주어지는 인터미션 때 배우들이 무대 뒤에 전원 드러누워 있다는 전언 만으로도 체력 소모가 얼마나 큰 작품인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레를 연상케 하는 고난도의 안무로 발목을 접질리는 등 배우들의 부상도 잦다. 그만큼 배우들의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2011년 버전 뮤지컬 '캣츠'는 성공적이다.
주제곡 '메모리'의 주인공인 암고양이 '그리자벨라' 역에 트리플캐스팅된 가수 인순이(54), 탤런트 겸 뮤지컬배우 박해미(47), 뮤지컬배우 홍지민(38) 외에는 이름값이 도드라지는 배우들은 없다.
그러나 섹시한 수고양이 '럼 텀 터거' 역에 더블캐스팅된 뮤지컬배우 에녹(31)과 정민(30)을 비롯해 2008년 '캣츠' 한국어 공연 초연 배우들인 홍경수, 유회웅, 백두산, 강연종 등의 실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이 중 말을 하지 못하는 최고의 마술사 고양이 '미스토펠리스' 역의 유회웅은 발레리노 출신답게 고난도 연속 회전을 선보여 주목 받고 있다.
이밖에 임란정, 임현빈, 김수영 등 앙상블 멤버들의 실력도 탄탄하다. 이들은 곡예와 공중제비 등 아크로바틱에 가까운 동작으로 뮤지컬을 버라이어티쇼로 승화시킨다.
배우들과 함께 무대 장치도 돋보인다. 실제 고양이 대 사물의 비율을 따와 사람이 연기하는 고양이의 눈높이에 맞춰 3~7배로 확대·제작된 세탁기와 깡통 등 무대 장치는 환상을 자극한다. 공중에서 떨어지고 바닥에서 부양하는 또 다른 무대장치는 눈을 동그랗게 만든다. 고양이들이 무대 위를 드나들 때 무대뿐만 아니라 공연장 전체에서 켜지고 꺼지는 각종 색깔의 조명은 눈을 현혹한다.
그리고 뮤지컬 음악계의 고전이 돼버인 '메모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관객들은 우수에 젖는다.
뮤지컬은 미국의 시인 T S 엘리엇(1888~1965)의 우화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가 토대다. 1년에 한번 열리는 고양이 축제 '젤리크 볼'에 모인 각양각색 고양이들이 새로 태어날 고양이로 선택받기 위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다만, 이 과정이 대사가 거의 없는 송 스루로 진행, 여백이 없어 이야기를 따라가기에 벅찬 면은 있다.
'캣츠'는 1981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26개국 300여도시에서 14개 언어로 공연돼 7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국내에서는 내한 공연으로 1994년 처음 상륙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100만명 이상을 모았다.
연출·안무가 조앤 로빈슨을 비롯, 음악 총감독 피츠 샤퍼 등 30년 간 '캣츠'를 이끌고 있는 오리지널 팀이 힘을 싣고 있다. 12월31일까지 볼 수 있다. 5만~12만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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