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시민일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목전에 두고,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측과 박원순 야권단일후보 측이 서로 상대 후보에 대한 검증이라며 무차별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가하면, 고소,고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나경원 후보 측의 검증 요구에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박원순 후보 측은 지난 17일부터 검증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는가하면, 오히려 나경원 후보 측에 대해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공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공세= 박원순 캠프 공동선대본부장 정봉주 전 의원은 19일 나경원 후보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재단의 사립학교인 중, 고등학교에 대해 감사를 하지 못하게 막아달라는 청탁을 받았다는 사실을 거듭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 “당시 사학법 개정을 앞두고 실제로 사학들이 어느 정도 비리가 있는지 감사를 해보자고 하는 와중에 있었고, 그래서 대상으로 선정할 사학들을 선정하는 와중이었다”며 “그 와중에 나경원 후보가 저의 방을 찾은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 “제가 4년 동안 국회 활동을 하면서 한나라당 의원이 저희 방을 찾은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럴 정도로 상대 당 의원들과 친하다고 할지라도 방을 찾기는 어려운 일이고, 대단히 의례적인 일이어서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며 “감사할 학교를 선정하는 와중에 저희 방을 찾았다고 하는 것에 저는 청탁으로 강한 압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시 나경원 의원이 사학법 때 민감하기 때문에 의총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교과위도 가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당내에서 아무데도 가지 않은 사람이 저희 방을 찾아왔고, 그 학교에 대해서 소상히 설명했다는 것 자체가 저는 명백히 청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후보 측이 “당시 국정감사를 둘러싸고 인터넷에서 떠도는 자신과 정 전 의원에 대한 루머와 관련한 얘기를 나눴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그 얘기가 좀 이상하다. 그게 무슨 루머인지 모르겠다”며 “그 루머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뭘 밝히려고 했는지 그런 내용을 밝히지 않으면 청취자분들은 그냥 무궁무진한 이상한 오해를 할 수가 있다. 그 때 와가지고 학교 얘기를 했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나경원 후보가 “부친의 사학재단 학교들은 국정감사 대상이 될 건이 없었다”고 해명하는 것에 대해 “나경원 후보의 아버지인 나채성 이사장, 그 분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학교는 화곡중.고등학교, 화곡여상이었고, 그 분이 당시에 6개 학원의 17개 학교의 감사 이사를 맡고 있었다”며 “화곡중, 고등학교 같은 경우는 감사대상이 아니라고 나경원 후보는 얘기하지만 화곡중, 고등학교는 이미 우리보다 앞선 16대 국회 때 국회에서 감사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을 하자, 약 50일 동안 시간을 끌다가 결국 그 학교만 유일하게 감사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래서 왜 제출하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행정실장이 감사 자료를 불태워버렸다고 해명했다. 학교 자료를 불태울 정도로 그 학교가 무척 운영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지레짐작 겁을 먹고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특히 정 전 의원은 “나경원 의원이 큰 거짓말을 했다. MBC 방송에서 라디오 인터뷰 도중에 아버지 학교에 대해서 물어보니까 뭐라고 답변을 했냐하면 ‘아버지 학교는 아버지 학교고 나 나경원 후보에 대해서 얘기를 해 달라’고 했는데, 지금 우리가 문제제기하고 있는 화곡중, 고등학교를 갖고 있는 것은 홍신학원”이라며 “나경원 후보가 2001년부터 현재까지 이 학교의 이사로 있다. 그러면 이것은 아버지 학교니까 나한테 얘기하지 마라, 이건 말이 안 맞는 얘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가 이사장으로 있고 사실은 나도 그 학교의 이사다, 그래서 내가 이사이기 때문에 잘 알고 있어서 학교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 이래야 되는데 나하고 무관하다, 라고 얘기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나경원 후보의 캠프 쪽에서 연일 박원순 후보에 대해서 각종 의혹 제기를 강력하게 하고 있는데 박원순 후보 캠프 쪽에서는 수비하는 데만 그치고 나경원 후보에 대한 적극적은 공격은 좀 안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정 전의원께서 굉장히 공격적인 내용을 밝혀주셨는데 왜 박원순 후보 캠프 쪽에서는 이거를 공격적으로, 전폭적으로 다루지 않고 정봉주 전 의원 혼자만 이렇게 말씀을 하고 계시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유는 나경원 후보 측에서 박원순 후보에 대해 지금 네거티브 공세를 하는 것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하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박 후보 캠프는 지난 17일 런던 정경대 취득증명서와 발급 영수증을 공개했다. 나 후보 측 안형환 대변인이 런던 정경대 학력이 의문점이 많다며 관련 증빙자료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박 후보 측은 지난 15일 박 후보의 학력과 경력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안형환 대변인과 강용석 의원을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고소했었다.
박원순 후보는 "한나라당이 온갖 구정물을 끼얹고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모든 면에서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박 후보 측은 한나라당의 의혹 제기를 '네거티브 공세'로 규정하고 흑색선전에 대해 고소·고발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공세= 하지만 한나라당의 박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도 만만치 않다.
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일제히 박원순 후보에 대해 각종 의혹을 터뜨렸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모금사업을 했던 아름다운재단이 기부금을 모집하는 단체로 행정안전부나 서울시에 등록한 사실이 없다는 제보가 있다”며 “아름다운재단에서 모금사업을 하면서 926억 원 정도 모금했다는데 미등록이라면 왜 불법모금을 했는지 등을 당 검증팀에서 빨리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아름다운재단에 380억원이 기부되지 않고 유보돼 있다고 한다”며 “왜 기부를 않고 자산을 유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사실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공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홍대표는 병역쪼개기나 학력위조 등 한나라당이 이미 제기한 의혹을 다시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의혹은 선거가 끝날 때가, 선거가 끝나도 검증해야 할 문제"라고 말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사실여부를 당 검증팀에서 빨리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몽준 전 대표도 검증 공세에 가새했다.
그는 "박 후보는 2000년 낙천·낙선 운동을 주도했다"며 "낙천·낙선 운동이 김대중 정부와 내통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지적이 나오면서 시민단체가 관변·어용 단체로 전락했다는 개탄이 나올 정도였다"며 "박 후보는 당시의 낙천·낙선 운동이 김대중 정부와 결탁했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황우여 원내대표는 "박 후보의 기반인 시민사회와 아름다운가게 문제는 서울시장이 되고자하는 사람이라면 소상히 밝히고 검증해야 한다"며 "시민단체에 걸맞는 시민단체였는지 '아름다운가게'라는 이름이 합당한지 분명히 밝혀서 국민에게 실상을 드러내는 일에 박 후보가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어 그는 “박 후보는 검증에 적극적이고 겸허한 자세로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