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MB정부는 꼼수 예산

    정당/국회 / 최민경 / 2011-11-07 1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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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식 의원, 세외수입 확보가능성 불투명,,,과다계상 등

    [시민일보]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2012년도 세외수입예산안은 확보 가능성이 불투명할뿐만 아니라, 과다하게 계상되는 등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시흥을, 지식경제위원회)은 7일 “정부는 2012년도 세외수입 예산안을 2011년도 24조 5,000억원보다 4조 1,000억원(16.7%) 증가한 28조 6,000억원을 편성했다”며 “2011년도 세외수입 증가율이 0.7%였음을 고려하면 2012년도 세외수입 증가율 16.7%는 매우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조의원이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인천공항 등 3개 공기업에 대한 정부보유 지분매각대금의 경우, 세계적 경제불황과 국민적 저항 등의 이유로 매각 가능성이 매우 낮아 최대 2조 3,352억원의 세외수입 적자가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한석유공사에 대한 정부출자수입예산 편성 시 지분율을 비정상적으로 높게 잡은 탓에 최대 377억원의 세외수입이 과다하게 계상됐으며, 벌금, 몰수금 및 과태료에 대한 세입예산도 특정한 사유없이 높게 잡아 자칫 4,773억원의 세외수입 적자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 인천공항 등 공기업 3개기관에 대한 정부보유지분매각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부는 산업은행(8,908억원)과 기업은행(3.032억원), 인천공항의 정부지분 매각(4,314억원)을 통해 2012년도에 2조 3,352억원의 세외수입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경우, 글로벌 재정위기가 안정세로 접어들기 전까지 매각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제로 기업은행의 경우 2006년부터 정부지분에 대한 매각이 추진되어 왔으나 세계경제여건이 악화되면서 매각추진이 지지부진해왔다. 따라서 내년 세계경제여건이 크게 호전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매각대금 1조 9,038억원의 확보가능성은 매우 낮은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인천공항 매각의 경우, 강력한 국민적 반대여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만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사실상 매각자체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따라서 인천공항에 대한 2012년도 매각을 전제로 4,314억원을 세외수입으로 편성한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회예산정책처도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인천공항의 정부보유분 지분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가 세입으로 편성한 2조 3,352억원만큼 국가재정수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재부의 한국석유공사 정부출자수입안이 국회예산정책처와 최대 377억원 차이가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한국석유공사에 대한 정부출자수입내역을 살펴보면, 정부는 한국석유공사로부터 배당받을 출자수입대금을 729억원 2,300만원으로 계상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도 동 예산 350억 8,400만원 대비 208% 증가한 전례 없는 수치이다.


    조 의원은 “이처럼 석유공사의 정부출자수입이 과다하게 계상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가 기준 배당률을 무리하게 높게 책정하는 꼼수를 부렸기 때문”이라며 “일반적으로 기준 배당률은 전년도 매출액 등 사업실적을 바탕으로 다음연도 경제환경을 반영하여 책정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럴 경우 석유공사의 2012년도 기준 배당률은 0.4~0.5%에서 책정된다는 것이 국회예산정책처의 설명이다. 그러나 지식경제부와 기획재정부는 2012년도 세외수입을 확충하기 위해 특별한 사유없이 2012년도 기준 배당률을 각각 0.61%와 0.82%로 책정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가 제시하는 기준 배당률 0.4~0.5%를 산출공식에 대입할 경우, 한국석유공사 정부출자수입액은 352억 2,200만원에서 440억 2,700만원 사이가 된다. 이는 지식경제부가 편성한 537억 1,400만원보다 최대 185억원 낮은 수치이다. 또한 기재부가 편성한 729억 2,300만원보다는 최대 377억원 이상 낮은 수치이다.


    법무부와 경찰청이 세외수입으로 편성하고 있는 ‘벌금, 몰수금, 과태료’도 과다하게 계상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법무부의 경우 2012년도 벌금 및 과료 수입예산은 1조 7,931억원으로 2011년 1조 7,494억원보다 437억원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5년간 법무부 벌금 및 과료 세입예산 및 수납현화을 살펴보면, 2008년도 이후 수납액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예산액은 매년 증가세에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11년 9월말 현재, 수납액은 9,684억원으로 예산대비 55.4%에 그치고 있으며, 연말까지 현재 추세대로 징수된다고 가정하면 1조 2,910억원이 수납될 것으로 보여 예산 대비 수납률은 74%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조 의원은 “이렇듯 수납액과 수납률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의 세입예산의 편성은 전년도 예산대비 일정액을 증액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수납율이 86.7%인 점을 감안했을 때, 2012년도 예산액 1조 7,931억원 중 1조 5,420억원만이 수납될 것으로 보여 약 2,511억원의 세입예산을 과다편성했다는 것.


    경찰청의 경우도 법무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12년도 경찰청의 과태료 세외수입예산을 살펴보면 2011년도와 동일한 7,512억원 계상되었으며, 최근 5년간 수납액과 수납율이 감소세에 있으나 예산액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근 4년간 수납율이 69.9%인 점을 감안하면 2012년도 예산안 7,512억원 중 5,250억원만 수납될 것으로 보여 2,262억원의 세외수입이 과다하게 계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의원은 “2012년도 정부 세외수입 예산안은 세입확보가 불투명하고 과다계상 되는 등 부실덩어리”라며 “세외수입이 비현실적으로 과다계상 되어 있는 이유는 지난 3년간 4대강사업과 부자감세 강행 등으로 세입기반이 크게 약화된 상황을 부자감세 철회 등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개선보다 손쉽게 세외수입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꼼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2012년도 정부의 세외수입안에 허점이 크게 드러난 만큼 현실적인 세외수입안을 조속히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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