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쇄신책 문제로 진통 거듭

    정당/국회 / 최민경 / 2011-11-08 1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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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식 의원, “흐지부지 되지 않도록 준비 중”
    장제원 의원 “반MB정서 기회주의적인 연판장”
    [시민일보]10.26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이 쇄신책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중앙당사 폐지안 등을 담은 홍준표 대표의 쇄신초안을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이벤트성이다’, ‘자기희생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연판장을 돌리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한 소장파 의원들을 겨냥해서는 ‘쇄신중독증’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주도적으로 이끈 당내 쇄신파 5인방 가운데 한 사람인 김성식 의원은 27일 “흐지부지 되지 않도록 저희 나름대로 내면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당내 친이계 장제원 의원은 “반MB정서에 찬성하려는 기회주의적인 연판장”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성식 의원= 김성식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 “이번 선거를 마치고 나서 국민들의 마음이 더 닫힌 것 같다. 반성을 제대로 하지 않고 변명만 늘어놓으니까 우리 국민들은 청와대와 당에 대해서 더 마음의 벽을 닫고 있다. 이 마음의 벽부터 허무는 것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사과로부터 시작해서 이후에 제기할 여러 당 쇄신과 국정쇄신의 과제에 대해서 진정성부터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청와대에서의 측근비리, 사저문제, 또 심해지는 민생고, 이런 것 속에서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느냐? 선거를 마치고 나서도 문책했던 사람을 다시 인사를 하는 회전문 인사를 보였다. 또 당은 당대로,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할 것이냐 전면적으로 할 것이냐를 떠나서, 그것을 주민투표까지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이런 측면에 대한 솔직한, 잘못된 부분에 대한 사과가 있다면, 향후 우리 국민들께서 더 마음을 열고 여권의 변화를 지켜보시지 않겠느냐?”고 대통령 사과의 필요성을 거듭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이런 잘못된 인사가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는 믿음을 주는 조치, 그리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 속에서, 민생정책과 복지정책, 또 비정규직 대책과 같이 새로운 차원의 보다 획기적인 민생대책을 해 나가자, 이런 것들이 국민들의 요구인 것 같다”며 “그것을 대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연판장에 서명한 의원들의 숫자가 25명에 불과한 것에 대해 “주말에 하루 만에 서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적은 숫자라고 보지 않는다. 홍사덕 의원 같은 경우는, 중진의원으로서 서명은 하지 않지만, 뜻을 같이 한다는 말씀을 공개적으로 해주셨고, 우리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내면에서는 국정 쇄신과 당 쇄신을 통해서 국민이 주신 마지막 채찍에 대해서 뭔가 제대로 행동을 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들은 같다”고 설명했다.

    또 김 의원은 “내일(9일) 오후부터는 쇄신을 주제로 한 의원총회가 열리기로 되어 있다. 처음에는 당 지도부가 반대했는데 저희가 끈질기게 요구를 해서 연찬회까지 열리게 되었다”며 “저희의 요청사항들을 당내에 더 많은 공감대를 확보해서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호소를 할 생각이고, 이후에도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흐지부지 되지 않도록 저희 나름대로 내면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최소한의 요구인 기존 국정에 대한 잘못된 부분에 대한 사과와 시정조치, 그 다음에 당 지도부가 변화의 중심에 서지 않고 변화의 흐름을 거부한다면 저희가 또 국민들 대변해서 다음 단계의 행동으로 가야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대통령의 탈당 문제에 대해 “역대 정권들이 정권 말기에 여당에 대통령에 대한 탈당요구를 하지 않았느냐? 김영삼 정부 때도, 김대중 정부 때도, 노무현 정부 때도 똑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 여당이 심판을 안 받았던 것도 아니고, 저희는 저희의 책임을 피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의 공과 과를 다 짊어지고 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당지도부 교체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 당 지도부는 선출된 지 얼마 안 됐다. 비록 선거 직후에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준 발언들이 있었지만, 지금이라도 변화의 중심에 서라는 것이고, 대권 주자들도 이제 국정 쇄신과 당 쇄신을 위해서, 또 현 MB정부보다 더 좋은 비전과 정책을 내놓기 위해서 앞장 서 달라, 이런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당내 일각에서 쇄신파의 행동에 대해 ‘야당 주장과 똑같다, 자해행위다, 자기희생 없는 주장이다,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 “저희가 그런 비판을 받아들여서, 대신 저희의 요구사항이 맞기 때문에 그것을 관찰하신다는 차원의 주장이시라면, 그 비판 기꺼이 저희가 받겠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그런 것을 핑계 삼아서 국정쇄신과 당 쇄신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려고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정당하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장제원 의원= 장제원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정태근, 김성식, 구상찬, 김세연, 신성범 의원 등 소장파들이 연판장을 돌린 것에 대해 “반MB정서에 찬성하려는 기회주의적인 연판장”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과연 이분들이 이런 말씀을 하실 수 있는 분들인지 의문”이라며 “청와대 거수기 지도부 반대론을 펴면서 실제로 지금 당권과 원내권력을 다가지고 있는 핵심 당직자들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분들이 가진 예산심의권이라든지 법안심의권 이런 국회의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아무 일도 하지 않다가 또 다시 이런 서울시장 선거의 패배의 책임을 청와대로 돌리고 본인들의 기득권은 그대로 가지고 있겠다는 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데, 이 정국이 대통령 사과로 과연 풀릴 것이냐, 총체적인 실정을 인정하는 것이 되고, 또 다른 야당으로부터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정부를 같이 만들고 정부와 같이 해온 사람들이 결국은 대통령 임기 말에 ‘나가라라’든지 이런 식의 행동들을 많이 해왔지 않느냐”며 “그런 것들이 성공을 거둔 역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또 소장파들이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진 않는다’ 라고 언급하면서도 대통령에 대해서 공약에 대해서 취소를 해야 된다든가 국정기조를 바꿔야 된다든가, 또 사과를 해야 된다고 요구하는 것은 내용적으로는 거의 탈당을 요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에 대해 “동의한다”며 “국정의 기본적인 기조마저도 폐기하라고 요구하는 건 대통령과 결별을 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 임기 말에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서 선거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이런 것들은 더 이상 우리 정치에서 좀 사라져야 될 구태”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정태근 의원이 ‘그냥 넘어가진 않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에 대해 “사과의 유무를 떠나서 사과를 요구하는 방식이 굉장히 잔인하다”며 “라디오나 텔레비전에다 대고 공개 협박하는 식으로 하는 게 충언인지 저는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타난 민심에 대해 “이 위기가 청와대만 책임 있느냐”며 “정치권 전체가 우리 사회 변화에 대해서 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정당정치 불신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우리 한나라당도 창조적 파괴를 통해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내 개혁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 정당의 시스템이 세력규합 중심이고, 조직 중심”이라며 “자유당 이후에 계속되고 있는 낭비적이고 소모적인 거대 공룡 같은 정당의 모습, 이러한 틀을 확 바꿔야 되지 않나, 다시 말하면, 중앙당과 시도당, 또 당협, 당원으로 이루어지는 거대한 돈 먹는 하마와 같은 행태를 버려야 되지 않느냐, 그래서 과감하게 원내정당화 시도를 해서 국회의원들의 입법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구태정치의 기본적인 틀 자체를 바꿔야 된다. 그래서 상명하달식의 하향식 정당 시스템을 좀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전당대회 기능이나 전국위원회정도만 기능을 가지고 중앙당을 완전히 폐지하자”며 “지금의 지도부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우리 국회의원들도 당협위원장이라는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회자가 ‘홍준표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지도부도 물러나야 된다는 말씀이냐’고 질문하자, 장 의원은 “현재의 지도부라든지 그 다음에 혁신을 하시자는 분들, 그리고 당협위원장들까지도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데 어떻게 새로운 인물들이 수혈이 되겠느냐”고 답변했다.

    그는 그러나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조금 애매한 표현일 수도 있는데, 그러니까 (지도부가)교체돼야 된다는 주장을 명확하게 하시는 거냐’는 거듭된 질문에 “교체라는 차원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정당의 틀을 혁신을 하려면 기존에 있는 분들이 모든 기득권을 내놓고 새로운 인물들과 경쟁을 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다소 애매한 답변을 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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