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창당 모임 "지도부 사퇴문제 넘어서 재창당 논의해야"

[시민일보]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운명이 풍전등화(風前燈火)처럼 위태롭기 그지없다.

한나라당 쇄신파 의원모임인 민본21 소속 의원들이 8일 홍준표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수도권 친이계로 구성된 ‘재창당 모임’은 홍 대표의 사퇴 문제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권영진 김선동 김성식 김성태 김세연 박민식 신성범 윤석용 주광덕 정태근 현기환 황영철 의원 등 쇄신파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동성명서를 통해 "낡은 보수의 표상인 한나라당 틀에 안주하는 표피적인 변화가 아니라 낡은 당의 틀을 과감히 깨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내고 새로운 인재 및 유권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중도보수의 새로운 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현 지도 체제는 당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돌파할 리더십을 발휘하기에는 한계에 이른 만큼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한 홍준표 대표의 결단을 요구한다"고 사실상 홍대표의 퇴진을 강력 요구했다.

이어 이들은 "비대위는 일상적인 당무 처리와 위기 수습 뿐 아니라 신당 수준의 재창당을 총괄하여 추진해야 한다"며 "우리는 박근혜 전 대표가 모든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로 비대위 구성과 운영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쇄신파 의원들은 "비대위 구성과 함께 모든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은 스스로의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대국민 약속과 함게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향후 당의 변화와 쇄신의 방향이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경우 비상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탈당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같은 날 한나라당 내 수도권 출신의 친이(친이명박)계 인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재창당모임’은 3차 모임을 갖고 “재창당 후 국민의 뜻에 따라 개혁공천을 실시해야 한다”면서도 홍대표의 사퇴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모임에는 차명진 전여옥 권택기 나성린 신지호 안형환 안효대 조전혁 등 8명의 초재선 의원들이 함께 했다.

안형환 의원은 회동이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나라당 내부의 기득권을 모두 버리고 애국인사 결집을 통한 재창당을 해야 한다”며 “재창당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와 연찬회를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재창당 부분은 이제 논의가 시작됐다”며 “홍준표 대표의 (2월 재창당) 발언도 있었고 우리 주장도 있기 때문에 모두 포함해서 의총에서 논의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 대표의 사퇴문제에 대해 “우리의 관심은 지도부 문제를 넘어서 한나라당을 어떻게 새로운 모습으로 바꿔 국민께 다가가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 차명진 의원은 “조만간 범 애국인사를 모신 토론회를 재창당모임에서 할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기득권을)내려놓고 재창당해야 한다는 정신에 입각해 애국심 있는 인사를 모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