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쇄신파-친박계 ‘재창당’ 갈등

    정당/국회 / 박규태 / 2011-12-14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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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일보] 한나라당이 쇄신문제를 놓고 격랑에 휩싸였다.

    물밑에서 계속 얘기만 나오던 한나라당 내 탈당 움직임이 수면위로 떠올라, 정태근 의원이 지난 12일 탈당을 선언을 해 버렸고, 김성식 의원은 “전국위원회에서 신당 창당수준의 재창당 하는 쪽으로 당헌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탈당하겠다”며 이른바 ‘조건부 탈당’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성식 의원은 13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정책이나 잘못된 당풍, 정치행태들 다 바꿔야하는데 그러려면 최소한 신당수준의 재창당을 해야 된다”며 “그런 논의가 불가능해진다는 판단 속에서 그런 결심을 하게 되었고, 저도 곧 탈당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두언 의원이 “그제(11일) 열린 의총에서는 재창당론이 대세였는데, 어제(12일) 열린 의총에서는 재창당론 불가론이 대세였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의원총회가 자유롭게 진행될 때는 의원들께서 모두 평소의 민심을 인식하면서 정말 국민이 원하는 수준의 전면적인 쇄신, 재창당까지 가는 쇄신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그런데 어제는 일부 친박계가 하루 종일 또 나름대로 역할을 할 탓인지 아주 앵무새 같은 이런 얘기들이 계속 나왔다. 국민들 보기에 스스로의 쇄신의 폭을 좁히는 그런 논의를 하는 모습이 과연 좋은 모습이었을까 하는 걱정이 의총을 짓눌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친박계 일부가 ‘재창당으로 갈 경우, 박 전 대표는 이른바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 그치는 것이냐, 그 이후에는 사실은 박근혜 전 대표가 할 일이 없어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해 “그것은 전혀 잘못된 얘기”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재창당 수준의 변화를 하지 않으려는 일부 친박계 인사들이 나름대로 그런 문제제기를 반대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비대위를 만들고 박근혜 전 대표께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주시고, 또 외부인사도 참여시켜서 폭도 넓히고, 그렇게 해서 정책, 인물, 정치행태를 다 바꾸고 당명까지 바꾸면 재창당 전당대회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그 이후에 지도부를 새로 뽑지 말고, 그 비대위가 총선대책기구로 전환해서 계속 총선을 지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재창당 이후 한나라당의 모습에 대해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MB노믹스, 즉 MB 747경제로 대표되는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으로부터 완전히 탈피하고, 성장과 고용과 분배가 선순환 하는 그런 경제정책으로 바뀌어야 되고, 두 번째로 계속해서 밀어붙이기식 정치를 한다든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정치를 한다든지, 이런 낡은 당풍을 완전히 해소를 해야 된다. 인물도 바뀌어지고 충원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여야관계에 있어서도 대립적인 정치가 아니라 타협적인 정치를 통해서 국민의 복리를 먼저 챙길 수 있는 그런 정치로 바뀌어져야 되는 것”이라며 “그런 변화를 이룬 다음에 당명까지 바꾸어서 정말 새로운 건강한 중도보수정당으로 한나라당이 거듭나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친박계 일부에서 “재창당 주장은 탈당을 위한 명분 쌓기”라고 지적하는 것에 대해 “국회의원 한 명이 탈당을 결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와 같이 꽉 짜인 여야구도에서 살아남기 위한 길이라기보다 죽어 나가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낡은 보수와 낡은 진보가 서로 싸우면서 국익과 민생을 뒷전으로 하는 이 낡은 정치판 자체와 개혁을 위해 부딪치면서 싸우는 정치의병이 되겠다는 그런 각오로 탈당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원희룡 의원은 "탈당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 출연, ‘당의 재창당을 주장하고 있는 의원 행렬에 가세 하거나 행보를 같이 하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또 “저는 어차피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겁날 것도 없고 얽매일 것도 없다”며 "그런 에너지를 가지고 한나라당이 낡은 정치,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과오를 철저히 거듭 태어날 수 있는 행동을 끝까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런 혁신작업의 결과에 한나라당 전체가 어떤 결단을 내리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제가 새 길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친박계 이한구 의원은 쇄신파의 ‘재창당’ 주장에 대해 “내용이 조금 불편한 면은 있지만 그냥 확 바꿔보자 이런 의미로 저는 해석하고 싶은데, 그렇다면 굳이 꼭 신당을 만들어야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용어대로 하면 한나라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걸 만들자 그 얘기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쇄신파 주장대로 한다면 지금 비대위는 당 해체를 전제로 해서 구성이 된다는 것”이라며 “비대위가 당의 조직인데 당을 해체하는 조직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재창당이라고 할 때 외부 인력을 대거 영입해야 한다. 그럼 영입할 때 대상자들은 누굴 믿고 들어올 거냐. 비대위에서 교섭을 해야 하는데, 비대위가 만일에 재창당 전에 해체가 된다면 공천권 없는 비대위가 들어오는 분들에게 ‘우리를 믿고 우리 당을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얘기해야 되는데 그게 설득력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비대위에 맡겼으면 비대위가 당 쇄신하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재창당이 꼭 필요하면 거기서 논의하면 될 것 아니냐, 그런 생각인데 일부 주장은 꼭 당을 해체하고 새로 당을 만드는 걸 전제를 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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