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 뿌리째 '흔들'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2-03-21 1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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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철 고연호 이동섭 박준 등 무더기 탈당 시사
    [시민일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보좌관의 여론조사 조작 사건을 계기로 야권연대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김희철 의원 등 경선에서 탈락한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21일 일제히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며 무더기로 탈당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관악을 김희철 의원을 비롯해 은평을 고연호, 노원병 이동섭, 경기 덕양갑 박준 후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7일과 18일에 실시된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 대해 여론 조작과 금권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야권연대와 관련, "통합진보당이 노골적인 지분 나눠 먹기를 요구해 민주당의 민주주의 수호의지를 무참히 짓밟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김 의원은 "이정희 후보가 여론조사 조작 문제를 단순한 보좌관의 실수로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재경선을 운운하며 이번 사건을 무마하려고 하는 것은 죄를 지어놓고 면죄부를 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또 이정희 대표가 재경선을 요구하면서 "본선에서 심판받겠다"고 출마를 강행의지를 보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범법자와 다시 경선을 하겠느냐"며 재경선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그는 “이정희 후보는 국민과 관악구민 앞에 사죄하고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이날 중으로 당의 조치가 없을 때에는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경기 덕양갑 박진 후보도 통합진보당 “심상정 대표가 사람을 동원해서 금권 선거운동을 벌였다”며 녹취록을 직접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익명의 운동원이 심상정 후보 캠프에서 하루 일당 7만원으로 선거운동을 할 사람을 모은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박 후보는 "선관위에서도 이미 해당 운동원의 얼굴과 이름, 연락처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검찰에서 누가 진실을 말했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녹취록에서 돈을 받았다고 말한 선거원은 우리 캠프에 없다”며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검찰에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또 통합진보당 노회찬 후보에 패한 서울 노원병 지역구 이동선 후보와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에게 패한 은평을 은평을 고연호 후보도 “여론조사 과정에서 조작이 있었다”며 “경선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4명의 민주당 후보들은 탈당과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한명숙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공천심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협상이 타결되면 그 결과를 우선할 것"이라고 밝혀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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