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정치참여 논리와 과제

    칼럼 / 이기문 / 2012-03-28 1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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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문 변호사

    (이기문 변호사) 그 동안 안철수 교수의 정치적 발언이 간헐적으로 있어왔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정치 참여를 놓고 고민해왔음을 실토하면서 내 뱉은 일종의 정치 참여 선언이다.

    그가 내 세운 논리는 첫째, 그가 한국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 도구로 쓰일 수 있다면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사회 발전의 긍정적인 발전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그의 정치 논리의 출발점으로 내세웠다. 이 점은 수긍할 만한 논리이다.

    두 번째는 그가 정치를 하게 된다면, 특정한 진영논리에 기대지 않고 공동체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삼겠다는 논리이다. 그는 정치판을 진영과 진영의 싸움으로 보고 있다.

    사실 정치의 근본적 생리는 진영과 진영의 싸움이다. 그런데 그의 논리는 이와 같은 진영 논리에 기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 논리는 다소 궤변에 가까운 논리다.

    정치판의 싸움은 생리적인 것이다. 진영과 진영의 싸움이고, 권력투쟁은 all or nothing 게임이므로, 그 싸움은 처절할 만큼 치열한 것이다. 이 같은 정치판의 생리는 어느 시대의 역사이든 변함이 없다.

    그가 지적하는 상호보완적이라는 개념은 평화적 개념일 뿐이다. 입법은 원래 타협의 산물이다. 어느 시대의 입법이든 타협의 산물이다.

    안철수 교수가 지적하는 상호보완적이라는 지적은 이와 같은 타협의 정치 문화가 실종된 것임을 지적하는 것으로, 의미가 있는 지적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정치판의 생리를 외면한 논리이다.

    그가 지적한 것은 소위 공동체 가치론인데, 공동체 가치란 대한민국의 전체가치를 의미하는 것일 게다. 하지만 어느 진영이든 대한민국의 전체가치를 논하는 것이지, 부분적인 가치를 논하지 않는다.

    보수적 가치가 우선인가? 아니면 진보적 가치가 우선인가의 우선순위에서 차이가 날 뿐이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 대한 안철수 교수의 논리는 정치에 대하여 순수하게 접근하고픈 본인의 생각을 드러낸 것이라 보인다.

    실제로 그가 정치를 하려면 부득이 어느 진영이든 가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그는 잊은듯하다. 그래서 이 부분 논리는 궤변이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세 번째 논리는 그가 정치 안하겠다고 선언하면 그동안 긴장했던 양당 정치인들은 긴장 풀고 옛날로 돌아갔을 것이고 자신이 정치하겠다고 했다면 그때부터 공격의 대상이 됐을 것이라면서 자신은 양쪽을 자극해서 쇄신의 노력을 다하게 만드는 것이 한국 사회의 긍정적 발전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논리이다.

    다시 말하면 그가 하는 정치적 발언을 계기로 양진영에 쇄신의 노력을 하게 만드는 효과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발언은 그에 대한 지지율이 고공되면서 나온 현상이다.

    안철수 교수의 순수함에 대한 국민적 지지인 것이다. 그가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해서 양 진영의 정치인들이 옛날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는 추단은 잘못된 전제이다.

    정치를 순수한 이상만을 가지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순수한 이상을 가지고, 어느 진영이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진영 사람들과 함께, 보다 더 우선순위에 있다고 믿는 공동체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가는 것이 바로 정치이다.

    사실 정치하는 과정에서 상대방 진영의 가치가 우리 사회에 무익하다거나 유해한 가치가 아님을 서로 인정해야 하는데, 우리 정치는 그동안 그렇지 못했다. 우리 정치 현실은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상대방 진영을 깍아 내리는 일에 이골이 나 있는 상황이다. 아마도 이 점을 안철수 교수가 지적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안철수 교수가 이 같은 정치적 선언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하여는 해석이 구구할 수 있다. 이명박정권 심판론이 대세였었다. 하지만 교만한 야권은 기득권논리를 가지고 감동 없는 공천을 해댔다.

    심지어 진보정치의 아이콘인 이정희 측근들의 비도덕성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안철수교수는 양 진영에 자극을 줌으로서 쇄신의 길을 가도록 촉구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안철수 교수가 내세운 네 번째 논리는 자신의 정치 참여문제는 그가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그에게 주어지는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이 부분은 견해를 달리할 수 있다. 기회가 주어지기 위해서는 본인도 어느 정도 어느 진영에 대하여 지지를 해주고 그리고 그 진영으로 하여금 승리하도록 하는 역할을 감당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감나무 아래에서 연시가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러므로 그의 정치적 발언 이후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치현안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한미 FTA문제, 강정리 해군기지 사태, 부자감세정책문제, 보편적 복지의 문제 등 국정 현안에 대하여 자신의 입장을 개진해서 자신의 정체성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밝혀주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그가 어떠한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에 대한 지지여부를 다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가 지적하는 대로 미래가치는 중요하다. 그리고 극한적 대립이 아니라 소통과 화합을 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정치이다.

    그러나 원래의 진영논리란 항상 극한적 대립을 통해서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고, 대화와 타협이 통하지 않으면 힘의 논리가 작용되게 되어 있다. 이것이 정치의 현상이다. 안철수 교수가 지적하는 미래가치는 양 진영이 추구하는 미래가치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국민들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들, 그리고 사회 간의 계층이동이 차단된 사회구조, 빈부격차를 만들어 내는 사회 시스템 모두가 구체제라고 단정했다. 그리고 자신을 미래체제라고 단정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미래체제는 사회갈등을 풀어내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계층 간에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체제를 미래체제의 이상으로 밝힌 듯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야기는 현재의 여야 진영이 모두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부분이다.

    아마도 안철수 교수가 말하고 싶은 핵심은 국민 생각을 정치에 반영하는 행동하는 정치인의 모습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것이 그가 이야기하는 미래체제가 아닐까? 행동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국민들이 원하며 자신은 그에 부합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쨌든 안철수 교수는 이제 정치 출발점에 서 있다. 자신도 지적했듯이 승리에 집착한 기존의 진영에 기웃거릴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진영을 구축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임을 입증해 내야 한다. 그것이 안철수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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