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5.15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우여 신임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 문제를 놓고, 당선 전과 당선 이후 각기 다른 입장을 밝혀 빈축을 사고 있다.
황 대표는 경선 당시 각종 토론회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찬반 의견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반대’를 뜻하는 ‘×’자 표를 들었었다.
그러나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박(비박근혜)계 대권주자들의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주장에 대해 황 대표는 "후보들의 문제 제기가 있으면 정식으로 수렴하겠다"며 "최고위원회를 통해 수렴 방식과 절차를 검토하고 의견을 나눈 다음 당의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을 바꾸고 말았다.
황 대표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새지도부 내 유일한 친이(친이명박)계인 심재철 최고위원이 먼저 오픈프라이머리를 언급하며 이슈화에 나섰다.
심 최고위원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도입문제를 당 사무처에서 본격적인 실무 검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심 최고위원이 당내 비박계의 요구를 대변, 본격적인 쟁점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당에서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며 "최고위에서 결론을 내리겠다"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러자 친박계 일각에서는 황우여 대표에 대해 ‘제 2의 강재섭’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재섭 대 이재오'의 대결로 진행된 2006년 전당대회 당시 중립성향의 강재섭 후보는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 대표로 선출됐었다.
하지만 경선룰을 둘러싼 이명박 -박근혜 양측의 갈등이 한창 일 때, 강 전 대표는 일방적으로 MB 측에 유리한 경선룰이 만들어지도록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18대 총선 때에는 ‘친박 대학살 공천’을 외면하는 등 노골적인 친이 행보를 보인 바 있다.
한편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친박계 정우택 최고위원은 "(심 최고위원이 당 차원에서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실무 검토하는 것을 얘기하셨는데 물론 논의를 차단하는 것은 찬성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는 쉽지 않은 얘기다. 내부적으로 여러가지를 검토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보지만 공식적으로 지도부가 사무처에 실무 검토를 시키고, (논의를) 공식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경선 후유증과 분열이 없으려면 경선룰을 확정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대선후보 경선 규칙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만든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렇지만 대선후보 선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자 간) 입장을 조율하기 위해 경선룰에 다시 손을 댄다면 논의 과정에서 논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의원 등 이른바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 대선주자들이 요구하는 경선 방식이다.
현행은 '2:3:3:2(대의원:당원:일반국민:여론조사)' 방식으로 당심(黨心)과 민심을 절반씩 반영하고 있는데 이 룰을 고쳐 100% 개방해 일반국민이 참여하도록 하자는 것이 요지다.
비박 주자들은 오픈프라이머리가 경선 흥행 및 본선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친박 진영에서는 역선택의 부작용, 정당정치의 근간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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