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입당론’ 신경전 팽팽

    정치 / 이영란 기자 / 2012-10-14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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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민주당 입당해서 단일화해야”...안 “각자 국민의 마음 얻을 때”

    [시민일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3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민주당 입당을 제안하는 등 '후보 단일화'에 대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지금은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 모두 각자가 추구하는 정치쇄신에 충실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사실상 문 후보의 제안을 거부했다.


    앞서 문 후보는 지난 10일 "민주당으로의 단일화만이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며 '정당후보 우위론'을 내세운 바 있으며, ‘민주당 입당 제의’는 단일화에 대한 문 후보의 자신감의 표현이자 안 후보에 대한 압박으로 비쳐졌다.


    실제 문 후보의 이날 발언은 단일화를 위한 보다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다시 한 번 명확히 천명,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울러 문 후보가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정치쇄신을 요구한 안 후보에게 '밖에서 요구만 할 게 아니라 들어와서 같이 혁신하자'고 역제안을 함으로써, 여론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정치쇄신'이 아닌 '단일화' 쪽으로 기울게 하려는 고도의 계산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열린 대학 언론인들과의 타운홀미팅에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 "안 후보가 민주당에 들어와서 경쟁하고 단일화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혹시라도 (안 후보의 입당이) 안 후보에게 불리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런 부분은 내가 후보로서의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문 후보는 조국 서울대 교수가 제안한 '문재인-안철수 3단계 단일화 방안'에 대해서는 "안 후보 측이 동의해준다면 이 방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조 교수는 문 후보와 안 후보 양측이 동수로 정치혁신위원회를 구성한 뒤 정치혁신안을 만들어 합의하고, 책임총리제를 바탕으로 권력을 분담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에 대한 입당 제안이 평소 '정당후보론'을 강조해 온 문 후보의 생각을 반영해 이뤄진 것이라며 '준비된 발언'임을 강조했다.


    진성준 선대위 대변인은 "안 후보가 당 밖에서 경선을 통해 문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식으로는 시너지를 발휘할 수 없다는 게 평소 문 후보의 생각"이라면서 "두 후보가 당 안에서 경쟁을 해야 지지층을 융합할 수 있고 집권 이후 국정비전도 공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철수 대선후보 측은 ‘민주당 입당론’과 관련해 "각자 지금 처한 위치에서 정책을 국민에게 선보이고, 마음을 얻을 때"라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안 후보 캠프의 정연순 대변인은 "안 후보에게 (민주당에)들어와서 (정당혁신을)하자고 할 수 있겠지만 정당을 쇄신하려는 노력을 민주당이 자체적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세 분이 각자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고 나온 것이니 만큼, 국민이 문 후보와 안 후보에게 요구하는 것이 있는데 각자 요구 받는 정치쇄신의 모습에 충실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정 대변인은 조국 서울대 교수의 '3단계 단일화 방안'을 안 후보와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문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문 후보의 의견에 대해서 저희가 당장에 어떻다는 의견은 안 드린다는 것이지 대놓고 안 한다는 뜻은 아니다"며 후보 단일화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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