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공약, 부처 이기주의에 밀리면 안돼

    정치 / 이영란 기자 / 2013-01-14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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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비대위, 한물간 민생투어로 눈길 못 끌어

    [시민일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과 관련, 일부 부처가 실행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에 대해 부처 이기주의라는 질타가 나왔다.


    곽동수 숭실대 교수는 14일 BBS <고성국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공약을 만들 때 실행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부처에서)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나아질 준비를 안 하고 있다는 점에 질타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라며 “부처의 저항은 원래 예상이 됐던 것”이라고 관측했다.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도 같은 인터뷰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화를 낼 수밖에 없는 게 인수위가 끝나면 결국 모든 정책은 각 부처에서 실행하게 돼 있다”며 “실행하는 부처에서 벌써 부처이기주의에 돌입하게 되면 대통령도 굉장히 답답해질 수 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그 이유에 대해 허 이사장은 “결국 이렇게 되면 각 부처에서 쓸 예산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면서 “복지예산을 증액하기 위한 예산절감으로 당장 자기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측면에서 (부처가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역대 정부가 출범 때마다 관료들에게 포위당해 끌려다니던 전철을 박근혜 정부가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곽교수는 “당장 자신의 고가평점이 낮아지거나 인사에 반영되는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가면 굉장히 힘들게 된다”면서 “때문에 어떻게든 유지하려다 보니까 (불성실한 ) 반응처럼 보일 텐데 그걸 풀어가는 게 첫 번째 해결해야 할 정부의 몫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출된 대통령 권력이 공무원 권력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근 1차 비대위원 인선을 마치고 활동을 시작한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곽 교수는 “내용상으로 봤을 때 계파도 안배하고 지역과 여러 당내세력을 대표하고 친노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문제되는 그런 부분들은 제거했다고 하지만 너무 안일한 구성”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순조롭지 않은 외부인사 영입과정에 대해, “어느 쪽이든 기다렸다는 듯이 오는 분들은 사실 당에 별로 도움이 안 될 분들”이라며 “지금 새누리당도 개혁한다고 했을 때 쉽지 않았던 것처럼 비대위원장이 삼고초려로 (외부영입을) 이뤄내서 이번에 같이 발표했으면 좋았을 텐데 절실함이 없었다”고 질타했다.


    허 이사장은 “민주당 비대위가 구성되면서 외부인사들이 모두 거부하고 있는데 그건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계파 간의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 비대위가 앞으로 해야 할 방향을 빨리 잡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허 이사장은 “민주당에서 회초리 투어를 한다, 뼛속까지 쇄신하겠다고 하는데 그 이전에 무엇 때문에 민주당이 패했는지 원인부터 빨리 규명해야 한다”며 “그런 다음에 회초리를 맞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교수는 “국민들이 바라는 건 당내를 제대로 다스려서 총선과 대선에서 왜 졌는지 평가분석하고 전당대회 끌고 나갈 리더십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대선 평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정원 사건을 진두지휘한 문병호 의원이 비대위에 포함된 건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민주당의 대선평가 작업이 지지부진해지는 이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함께 했다.


    허 이사장은 “민주당은 책임 부분에 대해 모두가 책임 져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민주당 패배원인을 꼽는다면 선거를 치르는 동안 타워컨트롤 없었고 정책이 일관되지 못했던 점, 그리고 안철수 문제 처리 등”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허 이사장은 “통신단과의 관계정리가 제대로 안된 외부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곽교수는 “보통 정치권이 제일 잘 하는 게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그게 무엇인지 규정하는 것”이라며 “예컨대 무슨 일에 대해 사퇴나 사과 등 당의 입장이 짧으면 3일, 길면 일주일이면 나오는데 (민주당은)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 아직 시작도 못했다. 이렇기 때문에 민주당을 따끔하게 질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의 회초리 민생투어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을 견지했다.


    곽교수는 “처음엔 ‘사과투어’라고 사과하며 다니는 민생투어로 계획했다가 ‘힐링투어’를 거쳐 마지막으로 결정된 게 ‘회초리투어’”라며 “국민들 살기 힘든 건 안 다녀봐도 많이들 알 텐데 굳이 이렇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당내에서는 논란이 있는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혹평했다. 허 이사장도 “이런 식의 민생투어는 이미 대선과정, 총선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들을 만큼 들었다. 지적당할 만큼 당했는데 다시 또 회초리 투어를 한다, 무슨 힐링투어를 한다, 이것은 사실 어떻게 보면 아직도 민주당이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또 과연 이게 진정성이 있느냐 하는 부분들도 우리가 한번 또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민주당이 어떤 상황을 연출한다 해도 받아들이는 것은 국민들”이라면서 “ 국민들이 과연 그걸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느냐를 고민해봐야 한다. 국민들한테 일방적으로 내놓는 식의 정책투어는 안 된다”고 잘라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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