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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천 내홍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으며, 그로인해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양상이다.
그 진원지는 이번 재보선의 최대 관심지역인 서울 동작을(乙)이다.
당 지도부는 이 지역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부시장을 전략공천 했다. 이게 화근이다. 너무나도 뜬금없는 공천이었다.
이 지역에는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 하고 뛰어왔던 공천 신청자들이 있다.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을 비롯해 장진영 전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강희용 전 정책위 부의장, 권정 전 서울시 법률고문, 서영갑 서울시의회 부대표, 금태섭 대변인 등 무려 6명이나 된다.
이번에 전략공천 받은 기동민 전 부시장은 아예 이곳에 예비후보로 등록조차 하지 않았었다. 실제 그는 광주시 광산을 지역에 공천을 신청하고 선거운동을 위한 사무실 개소식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러다보니 정작 공천을 받은 기 전 부시장도 어리둥절해 하는 것 같다.
실제 허동준 전 위원장이 지난 4일 한 방송에 출연해 “기 (전)부시장도 굉장히 당혹스러워 한다"고 밝혔다.
전략공천을 받은 사람마저 당혹스러울 정도라면 이는 대단히 잘못된 공천이다.
그런데도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는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 주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당내 반발이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허동준 전 위원장은 지난 4일 국회 내 당대표 회의실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고, 이 지역 출마를 노리던 금태섭 대변인은 같은 날 대변인 직 사퇴로 당 공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특히 현역의원 30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까지 열고 당 지도부에 공천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영식 서울시당 위원장 등은 "우리는 지도부에 어제 발표한 공천 결정을 재의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며 "더불어 당의 중진 등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한 의견수렴 및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 동작을 지역의 경우 이미 광주 광산을 출마를 광주시민에게 약속하고 개소식까지 가진 후보를 전격적으로 전략공천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돌려막기 공천, 개념 없는 공천, 해석불가 공천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내 의견수렴과 민주적 논의절차가 부재하며 미흡하다"며 "지도부의 일방통행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입장표명에는 강기정·김경협·김상희·김영주·김용익·김태년·김현·박남춘·박민수·박완주·박홍근·배재정·서영교·안민석·오영식·유성엽·이원욱·윤호중·이목희·임수경·장하나·전병헌·전정희·전해철·조정식·최재성·홍영표·홍의락·홍익표·홍종학 의원 등이 동참했다.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에 현역 의원 30명이 집단으로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 지도부의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공천 배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천 전 장관 역시 "설사 다른 지역에 전략공천된다고 하더라도 전혀 응할 의사가 없다"고 완강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천 전 장관을 비롯한 당내 중진인사들에게 당 약세지역에 출마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당 지도부로선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됐다.
실제 박광웅 목포 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등 전남 시민사회 원로 10여명은 6일 오전 성명서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천정배를 배제하기 위한 전략공천은 반민주적 행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대구시당 전현직 당직자 10명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지금 천정배를 배제하려는 것은 당내 개혁세력의 밑동을 들어내자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당 소속 경기도의원 27명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당연히 당은 그에게 공천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공정하게 줘야 하고 나머지는 유권자인 광주시민들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여야 각 정당에서 공천문제로 내홍을 겪은 사례는 수도 없이 많지만 이번처럼 현직 국회의원들이 집단으로 반발하거나, 전국적으로 반대목소리를 낸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이는 한마디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이번 7.30 재보선 이후 당 지도부 교체론이 불거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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