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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민한/뉴시스 |
손민한은 24일 마산구장에서 펼쳐진 KIA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1볼넷 2삼진하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팀의 8-1 승리를 이끈 손민한은 시즌 8승(4패)째를 거뒀고, 개인 통산 120승이라는 겹경사를 누렸다.
통산 120승은 KBO 역대 13명 만이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손민한은 한용덕(전 한화)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현역 선수 가운데는 124승의 배영수(34·한화 이글스)가 유일하다.
손민한의 120승은 불혹을 넘긴 나이에 거둔 기록이라 놀랍지만 그보다 더 값진 의미가 있다. 2009년 어깨 수술 후 다시는 선발 등판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그가 올 시즌 선발투수로 부활해 거둔 기록이기 때문이다.
손민한은 어깨 수술 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마운드에 설 수 없었다. 이런 그가 2013년 어렵게 마운드에 복귀했을 때 주위의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구속은 크게 떨어졌고, 오랜 기간 마운드를 떠나 있던 탓에 경기 감각도 무뎌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예전 기량을 되찾기는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손민한이었다면 지옥같은 3년간의 재활을 거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그는 베테랑의 자존심을 버리고 52경기에 나서 4승 4패 1세이브 9홀드를 기록하며 불펜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올해는 불펜에 그치지 않고 선발로 복귀해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전반기가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 이미 8승을 거두고 있다. 까마득한 후배들과 다승 순위 2위 그룹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18일 수원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역대 19번째로 1700이닝을 채우는 등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예전처럼 상대 타자를 압도하지도, 오랜 이닝을 책임지기도 힘든 손민한이다. 하지만 포기를 모르는 그의 도전은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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