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가 23일 인적쇄신안을 발표하면서 문재인 대표와 함께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 등의 실명을 거명하면서 열세지역에 출마하라고 압박했다.

김상곤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대표에게 “불출마를 철회하고 부산에서 총선승리의 바람을 일으켜 달라”며 부산출마를 촉구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정세균, 이해찬, 문희상, 김한길, 안철수 의원 등 전직 대표들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면서 “분열과 좌절을 넘어 통합과 승리를 위해 살신성인을 실천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실신성인’의 방법으로 “당의 열세지역 출마를 비롯한 당의 전략적 결정을 따르는 것”을 제시했다.

이는 사실상 6선 고령의 친노 이해찬 의원과 처남 취업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문희상 의원에게는 ‘불출마’를 요구하는 대신 비노계 리더격인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게는 부산 등 ‘적지(敵地) 출마’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탈당 및 신당 창당이나 합류를 선언한 사람은 당적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 어떠한 형태의 복당도 불허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후, 조경태 의원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당의 정체성을 흔들고, 당원을 모독하며,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 해당 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당에게 요구한다”고 ‘강력조치’를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또 “하급심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후보 신청 자체를 하지 말라”며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과 부적격자 및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 하위 20%는 공천심사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재판을 진행 중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나 입법로비 의혹에 연루돼 기소된 김재윤 신계륜 신학용 의원 등이 대상이 된다.

당 안팎에서는 천정배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에 이어 박주선 의원까지 탈당하는 등 신당론이 급류를 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인적쇄신론이 오히려 당의 원심력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당내 비노계 모 의원은 “이건 혁신안이 아니라 사실상의 선전포고”라며 “박주선 의원에 이어 추가탈당이 이어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