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이영란 기자] 한때 안심번호를 이용한 경선룰에 대해 합의하는 등 화기애애했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양상이다.

김무성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포털의 미래를 논하다'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가 자신들 부친의 친일-독재를 미화하기 위해 국정교과서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 문재인 대표에 대해 "당 대표로서 품위를 지켜주길 부탁드린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또 문 대표가 자신과 박근혜 대통령을 친일독재의 후예라고 비난한 데 대해서도 "인신공격적 발언까지 하는 건 정치금도를 벗어난 무례의 극치"라고 발끈했다.

김 대표는 "야당은 올바른 역사교과서에 대해 친일독재 미화의 의도가 있다고 호도하고 있는데, 아직 집필진도 구성되지 않고 집필 시작 전에 이렇게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날에 정보 유통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친일미화·독재찬양이 교육현장이나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문재인 대표에게 묻는다"며 "그 만큼 편협한 시각에서 비롯된 저질 정치공세나 우리사회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발언은 우리사회와 국민이 안 받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문 대표가 ‘국정화 강행시 수능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거짓 주장”이라며 “학부모를 호도하는 문재인 대표의 거짓 주장 속에선 학생들을 위한 마음을 찾아볼 수 없다”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검정체제에서 8종의 교과서로 수능시험을 대비하던 학생들이 1개 교과서로 공부하면 학습분량이 주는 것은 누구나 이해할 자명한 사실임에도 학부모들을 속이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재인 대표는 지난 18일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열린 ‘엄마들이 뿔났다! 친일교과서 반대 강남서초 엄마들과의 대화’간담회에 참석, “왜 이러는지 생각해보면 결국은 박 대통령, 또 넓히면 김 대표의 아주 편향된, 그야말로 편향된 역사관과 역사인식 때문”이라며 “두 분의 선대가 친일·독재에 책임있는 분들이다 보니 그 후예들이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이 이번 교과서 사태의 배경이고 발단”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표는 김 대표를 겨냥 “지금 김 대표 주장은 일제시대 때 친일의 역사에 대해 우리가 비판하고 일제 식민시대를 우리가 어둡게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을 자학의 역사라고 하는 것”이라며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일본 우익과 똑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사학자의 90%가 좌파가 됐다’는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선 “스스로 자신의 역사관이 편향돼 있다는 걸 자백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무성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대표와 맞붙을 경우, 김 대표가 판정승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MBN·매일경제가 지난 10~1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총선 격전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 영도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김 대표(52.2%)가 새정치연합 문 대표(34.8%)를 17.4%P 앞섰다.

부산 영도는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문 대표에게 내년 총선에서 험지출마를 요구하면서 이곳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김 대표와의 맞대결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곳이다.

이 조사는 지역 유권자 각 500명을 상대로 이뤄졌으며, 유선전화 임의 번호 걸기 방식(RDD)으로 진행됐고,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