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최후통첩’마저 외면...탈당하나?

    정당/국회 / 전용혁 기자 / 2015-12-07 16: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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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노 “자신이 통합위해 만든 정당...탈당은 생각도 못할 것”
    비노 “호랑이 굴로 들어 왔는데 잡히지 않으면 나갈 수밖에”


    [시민일보=전용혁 기자]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거부한 문재인 대표에게 재고를 요청했으나, 문 대표는 이마저도 외면했다.

    이에 따라 안 의원 측에선 탈당을 경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반면 친노 측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7일 "누가 자기가 만든 집을 부수겠냐"며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문 대표는 지난 3일 ▲분열과 대결의 장 ▲물리적 시간 부족 ▲지긋지긋한 대결상황 종료를 이유로 안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개최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이에 안 의원은 전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담대한 결단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혁신전대 재고를 요청했다.

    안 의원은 “이제까지 늘 야당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해 왔다. 단 한 차례도 분열의 길을 걸은 적이 없다. 2011년 한나라당의 확장을 반대했기에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했다.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 대통령후보직도 양보했다. 2014년 창당을 포기하고 민주당과 통합하여 지방선거를 돌파해 냈다”며 “저에게는 고통스럽고 힘든 선택이었지만 기꺼이 그렇게 했고, 결과에 대해서도 스스로 책임져 왔다. 많은 지지자들이 실망하고, 비판하고, 때론 조롱과 모욕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그 역시 제가 감당할 몫이라고 인내하며 제 길을 걸어왔다”며 “그런데 정권이 바뀌었느냐. 국민의 삶이 바뀌었느냐. 정치가 바뀌었느냐. 야당이 바뀌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지금 이대로 총선과 대선에 나선다면 정권교체는 어려워지고, 한국 민주주의는 암흑의 길로 빠져들고 말 것”이라며 “독선과 오만으로 가득 찬 낡은 세력들이 나라를 침몰시키는 것을 더 이상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정권을 바꾸어 국민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 저는 저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문 대표가 '분열과 대결의 장이 마련된다'는 이유로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거부한 것에 대해 "지긋지긋한 상황을 이제 끝내야 한다. 그 각오와 결기로 전대에서 국민과 당원께 재신임을 묻겠다는 선택은 왜 하지 못하느냐"며 "그것은 국론이 분열되는데 선거는 왜 하느냐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또 문 대표가 물리적 시간 부족을 이유로 든 것에 대해선 "우리 당은 지난 16년간 총선을 앞두고 한 번의 예외도 없이 1월 또는 2월에 전대를 열었다"며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기득권을 버리고 당을 살리려는 결단과 의지"라고 반박했다.

    특히 문 대표가 '당 대표직을 사퇴한 후 다시 전대에 나가라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 당을 살리기 위해 결단하신다면 전대에 다시 나가는 것이 무엇이 어렵냐"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기득권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라며 “혁신전대를 거부한 12월3일 결정을 재고해주시기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와 함께 우리 당을 바꿔나갈 생각이 없다면 분명히 말씀해 주시라. 이제 더 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다. 묻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사실상 이번 재고용청이 ‘최후통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저는 오직 낡은 정치를 바꿔달라는 시대 흐름과 국민의 요구에만 충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문 대표가 재고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탈당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최재성 본부장은 이날 CBS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통합을 위해서 만든 정당을 탈당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고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최 본부장은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재요구한 안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한 마디로 전당대회를 다시 하자는 기존의 말씀을 되풀이하시는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표는 많은 고민과 의견수렴을 거쳐서 전당대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는 입장"이라고 거듭 ‘혁신전대’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최 총무본부장은 안 전 대표가 총선 때마다 전당대회를 열었다는 지적에 대해 "과거 총선을 앞두고 한 전당대회는 당 바깥의 세력과의 통합전대였기 때문에 1대 1구도를 만들기 위한 전당대회였다"면서 "지금은 문 대표를 전당대회에서 뽑았는데 사퇴하고, 다시 문 대표가 나와서 경쟁하라는 내부 전당대회가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문 대표에 대해 자꾸 물러나라고 이야기를 하니깐 지난 9월 재신임 카드를 던졌고, 모두의 만류로 중단할 것으로 합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 측근 대부분은 안 의원의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날 <중앙일보>에 따르면, 안 의원의 측근·조언 그룹 인사 10명과 통화한 결과 2명을 제외한 8명이 문 대표가 전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탈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2명마저도 “문 대표의 막판 결정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전제한 것이어서 탈당에 무게 중심이 솔리고 있다.

    안 의원의 핵심 측근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태규 부소장은 “'자유인 안철수'로 돌아가는 게 낫다”며 “호랑이 굴로 들어왔는데 잡히지 않으면 나가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 대타협이 없으면 일주일 내에 상황이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캠프 출신 한 측근은 “안 의원이 ‘더 이상 제안도 않고 묻지도 않을 것’이라고 한 대목은 2012년 대선 후보 사퇴 전날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이 ‘마지막 제안’을 한 회견과 똑같다”고 말 했다. 그해 11월 22일 박 본부장은 안 후보의 단일화 최종안을 전했고,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자 안 의원은 다음 날 사퇴했는데, 그런 현상이 재현될 것이란 뜻이다.

    특히 한 측근은 “안 의원이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손을 잡으면 내년 총선에서 문 대표는 호남에서 고전할 것”이라며, 탈당이 정치적 장래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점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천정배 신당은 물론 칩거 중인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힘을 합치는 방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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