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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이번 겨울 FA 및 2차드래프트에서 선수들의 대이동이 있었다. 거액의 돈이 오가면서 그 어느 겨울보다 뜨거웠다. 이번 겨울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주목받은 팀은 한화 이글스다.
한화는 최근 몇년 동안 과감한 투자로 선수들을 영입했다. 투자에 인색한 구단 이미지는 옛날 이야기가 돼버렸다. 이번 겨울에도 김태균, 조인성 등 내부 FA를 잔류시킨 것은 물론 정우람, 심수창 등 외부 FA 영입에도 성공했다.
이번 겨울 한화가 영입한 투수들은 FA 정우람, 심수창을 비롯해 2차 드래프트에서 선택한 송신영, 최근 두산에서 방출된 이재우까지 모두 4명이다. 이들 모두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베테랑들이다.
올시즌 한화의 불펜은 박정진-윤규진-권혁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점수 차이가 크게 나건 적게 나건 한화 벤치의 선택은 이 세 명이었다. 시즌 초 이들의 구위가 좋을 때는 승리를 지켜냈지만 이들도 사람이었기에 체력이 떨어졌고, 결국 한화는 가을 야구에 실패했다.
김성근 감독은 올시즌 한화의 약점을 불펜이라고 판단하고, 불펜 강화에 열을 올렸다. 이번 겨울 영입한 4명의 투수들이 이를 말해준다. 이 정도면 한화 불펜은 다른 구단 부럽지 않다.
한화의 이번 투수 영입은 과거 김성근 감독의 쌍방울, SK 시절을 연상시킨다. 김성근 감독은 1996년 쌍방울 레이더스 감독으로 부임해 '만년 하위권'이었던 팀을 단박에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올려놓았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김현욱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형의 계투 요원들과 마무리 조규제를 등판시키는 '벌떼 마운드 전술'을 펼쳤다. 선발투수는 먼저 나오는 투수일 뿐이었다. 이런 벌떼 전술은 상대 타선에 큰 혼란을 줬다.
또한 2008년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부임해서도 정대현, 정우람, 윤길현, 이승호 등 투수들을 연이어 등판시키는 전술을 사용했다. 쌍방울 시절과 다른 점이라면 김광현을 비롯한 탄탄한 선발진이 갖춰있다는 점이다.
SK 시절에는 김광현과 외국인 투수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투수들이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탄탄한 선발진에 김성근 감독의 투수 용병술이 더해져 SK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강자의 자리를 유지했다.
김성근 감독은 한화에서 자신이 개발한(?) 벌떼 작전을 하게 됐다. 박정진-윤규진-권혁 등 기존 불펜 멤버와 함께 정우람-심수창-송신영-이재우 등 풍부한 경험을 가진 새로운 멤버들의 가세로 한화의 불펜은 한층 두터워졌다.
게다가 새롭게 팀에 합류한 4명의 투수들은 저마다 뚜렷한 개성을 갖추고 있어, 타자에 대한 맞춤 등판이 가능하다. 여기에 5선발로 전환이 가능할 정도로 길게 던지는 능력도 뛰어난 투수들이다.
김성근 감독이 벌떼 작전을 구사했을 때 쌍방울과 SK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쌍방울은 만년 하위권을 벗어났고, SK는 리그의 강자로 군림했다. 최근 하위권을 맴돌았던 한화가 '벌떼 야구'를 이식한 후 어떻게 변모하게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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