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꿈 꾸는 정의화, 재임 중 처신 논란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6-05-27 09: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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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혼란 극심했던 지난 2월 야당인사 만나 도움 요청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2월 대권 도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야당인사를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임 당시 모호했던 '처신'이 빈축을 사고 있다.

    26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당시 정 의장은 정대철 국민의당 상임고문과의 오찬 자리에서 대선도전 의사를 밝히며 도움을 요청했다.

    정 의장이 정 고문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國政)에 문제가 많아 중도를 중심으로 정치가 재편돼야 하는데 저한테 새로운 계획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에 정고문이 “당신 대통령에 대한 야심(野心)이 있구먼”이라고 하자 정 의장은 “물론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대선 후보에 도전해보려고 하는데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고 말했다는 것.

    정대철 고문은 "너무 뜻밖의 얘기라서 그 자리에서 뭐라고 반응을 보이기 어려웠고 '잘해보라'는 말만 했을 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도 없다"며 "그런데 최근 정 의장 측이 싱크탱크 창립을 앞두고 내가 참여하기로 했다는 식으로 얘기해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싱크탱크 참여자 명단에서) 내 이름을 빼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정의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일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정 의장이 의장직권으로 통과시킨 '상시청문회법' 처리배경을 두고도 의혹이 쏠리는 모양새다.
    당 관계자는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선 언제든 청문회를 할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도 결국은 자신의 대권야욕 때문이었던 것 아니냐”며 “본회의 안건을 올릴 때는 여야 합의를 통해 하는 건데 사실상 (정의화)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올렸다. 공무원들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정책, 행정서비스를 해야 되는데 (청문회 준비하느라) 본연의 공무원 일을 못하게 된 것이 한 사람의 대권욕심 때문이었던 것”이라고 한탄했다.

    특히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의장 행보에 대해) 권력욕"이라고 비판했다. 정 부의장은 “(정 의장은) 우리 새누리당에서 온갖 혜택도 다 누렸다”면서 "지금 우리 새누리당의 입장은 소위 말하는 초상집 아니냐. 이런 때에 몸을 던져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줄 생각은 하지 않고, (새누리당을) '무능하고 나태한 보수'라고 하면서 마치 남의 얘기를 하듯 하는 건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언론도 사설을 통해 '지난해 주요 개혁법안을 직권상정해달라는 요구에 여야 합의와 국회선진화법을 이유로 전면 거부하는 행보를 보였으나 이번에는 조건도 충족하지 못한 법안을 임의로 직권상정했다"며 "거대 야당의 등장에 편승해 본인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해보겠다는 인기영합책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까지 생긴다"고 맹비난했다.

    이와 함께 '반대 당론에도 불구하고 찬성표를 던진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의 무철학, 무책임, 무개념은 새삼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며 정 의장의 부적절한 처신에 동조한 의원들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전날 싱크탱크인 사단법인 '새한국의 비전'을 출범시킨 정의장은 이날 가진 퇴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정치 질서를 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겠다"며 향후 정치적 행보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하지만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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