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불안한 동거' 깨고 ‘당권전쟁’ 본격화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17-05-17 11:28:20
    • 카카오톡 보내기
    주류 “대선 패배 책임지는 사람 없다”...조기전대 요구
    홍준표 “지도부 사퇴요구 당연...집단지도체제는 안 돼”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이 대선패배에 따른 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를 신호탄 삼아 '불안한 동거'를 깨고 본격적인 당권경쟁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일단 주류 측 일부와 홍준표 전 지사 모두 대선패배에 따른 당 지도부 사퇴 요구에 대해선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홍 전 지사의 경우, '후보 책임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앞서 대선패배 이후 처음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태흠·이장우 의원 등 주류측 의원들은 "선거에 졌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정우택 원내대표의 사퇴와 '조기 전대' 개최를 요구하면서 당권도전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홍 전 지사를 겨냥, "처음부터 이기려고 뛴 게 아니고 (득표율이) 20%가 넘으면 (당권을 위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뛴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김진태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바른정당 탈당의원 복당 관련 글을 통해 "당원들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일방통행이었다. (홍준표) 후보는 당무우선권을 들고 나왔고 정우택 대표는 (처음에) 반대하더니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꿨다"며 "의총 한번 개최한 적이 없다. 당내부터 이렇게 비민주적이면 곤란하다"고 정우택 대표와 홍준표 전 지사를 싸잡아 비판했다.

    특히 홍준표 전 지사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같은 큰 행사를 치렀으면 당을 새롭게 하기 위해 결과에 따라 당 지도부 사퇴 이야기가 당연히 나와야 한다"며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당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독 자유한국당만 어렵게 당을 복원한 사무총장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아무런 정치적 의미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소위 지도부라는 회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집단지도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당내 주류 의원들을 겨냥해 "구 보수주의 잔재들이 모여 자기들 세력연장을 위해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하는 당헌 개정을 또 모의하고 한다"며 "자기들 주문대로 허수아비 당대표 하나 앉혀놓고 계속 친박 계파정치 하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특히 친박계 의원을 가리켜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다"며 "감옥 가고 난 뒤 슬금슬금 기어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자들이 참 가증스럽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다음 선거 때 국민들이 반드시 그들을 심판할 것"이라며 "더 이상 이런 사람들이 정치권에서 행세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문종 의원은 이날 당 중진간담회에서 홍 전 지사의 이중성을 강하게 질책했다.

    홍 의원은 "그동안 선거하면서 '하나가 되는 게 당이 사는 길이다'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는데 무슨 바퀴벌레고, 탄핵 때 어쩌고(하느냐)"라며 "제정신이냐. 낮술 드셨냐"고 반발했다.

    그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변화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되는데 도대체 반성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